[미디어펜=나광호 기자]중국의 감산 등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철광석값이 빠르게 낮아지는 가운데 철강업계가 3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값은 5월14일 톤당 226.46달러에서 지난 10일 132.5달러로 40% 이상 떨어졌다.
다만, 이같은 현상이 제품 단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유연탄값이 90.84달러에서 135.22달러로 높아졌고, 중국 정부가 탄소중립 등의 이유로 생산량 확대에 제동을 거는 등 타이트한 역내 수급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동국제강 당진공장, 세아제강 포항공장. /사진=각 사
위안화가 6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하고, 지난달 중국 철강 수출량(505만톤)이 최근 6개월 내 최저치로 가라앉는 등 국내 업체들에게 유리한 지형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값 특성상 위안화 가치가 높아지면 수입 부담이 경감되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감산 드라이브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포스코 철강부문이 3분기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전년 동기·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분기 대비 탄소강 판매량이 축소되겠으나, 이익률이 20%를 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하반기 조선향 후판값 협상에서 성과를 거둔 영향으로, 포스코의 경우 탄소강 평균출하단가 상승이 전체 스프레드를 전분기 대비 톤당 6만원 가량 끌어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유통가격이 오르고, 중국 내 철강가격 및 스팟 마진 스프레드가 반등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언급된다.
현대제철의 경우 봉형강과 판재류가 힘을 내면서 65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00%·전분기 대비 3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봉형강류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등 추석 이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차강판이 톤당 5만원 인상에 그쳤으나, 열연·후판 판매단가 상승이 이를 상쇄한다는 예상도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현수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철근 유통가격이 계절적 비수기 진입으로 약세 기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스프레드는 유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국제강은 냉연 제품 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어 240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시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0%, 전분기 대비 15% 가량 오른 수치로, H형강 수출가격 급등과 후판부문 실적 증대가 이같은 현상을 이끄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은 구조조정을 통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비조선용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는 중으로, 조선향 후판값 상승의 수혜도 받을 전망이다.
세아제강도 4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는 등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국제유가 반등으로 강관 수요가 늘어나고, 미국 내 열연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도 열연제품 단가 인상 등 롤마진 개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수주공백이 있겠으나, 연말을 전후해서 발주가 재개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건설·조선 등 수요산업 업황 회복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이지만, 4분기는 제품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3분기 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면서 "원재료값 하락이 반영되는 시기 보다 판매단가 하락이 빠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