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두산그룹이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R&D) 체계를 정비하는 등 2050년 30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수소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이 이날 설립한 두산에이치투이노베이션은 두산퓨얼셀아메리카(DFCA)의 인산형연료전지(PAFC) 핵심기술을 활용하는 등 한국형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개발의 중심축을 맡을 예정이다.
SOFC 생산과 시스템 판매 및 사업권을 보유한 두산퓨얼셀은 셀스택 양산을 위한 기술개발 및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2024년부터 SOFC를 생산할 수 있도록 신규 라인도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형 SOFC는 기존 연료전지 타입 대비 전력 효율이 높고, 기대수명도 개선될 전망이다. 750℃ 이상의 고온이 아닌 620℃에서도 작동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두산퓨얼셀은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트라이젠 연료전지'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수소·전기·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지원하는 R&D 협력사업을 통해 진행된다.
DFCA와 두산중공업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2030년 12.7~25.4GW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는 글로벌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것이다.
3년 연속 신규 수주 1조원을 달성한 것을 토대로 2023년 매출 1조5000억원을 시현한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국내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공급자가 많지 않은 가운데 수소발전 의무화제도(HPS)가 내년에 도입되면 발주량이 늘어나는 등 수급밸런스가 개선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최초로 수소연료전지를 중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두산퓨얼셀은 중국 포산시 난하이 지역에 440kW급 제품 4대를 분산형 전원으로 설치, 아파트와 건물 등에 전기 및 냉난방용 열을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퓨얼셀은 제품 설치·시운전·장기유지보수(LTSA) 등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산둥성과 북경을 비롯한 지역에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을 확대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한국수력원자력·현대차·SK가스·LS일렉트릭 등과 함께 울산미포산단에서 부하대응형 연료전지발전소도 건설하고 있다. 이는 석유화학·철강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것으로, 가상발전소(VPP) 플랫폼과 연계, 계통한계가격(SMP) 및 연료비 등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퓨얼셀은 3.08MW급 PAFC로 기저전력을 생산하고, LTA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3일 (왼쪽부터) 김세훈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사업부장,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 박용상 LS일렉트릭 대표, 정재훈 한수원 사장, 윤병석 SK가스 대표, 정찬식 태광산업 대표가 비대면으로 '울산미포산단 부하대응 연료전지 시범사업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두산
앞서 한화에너지·한국동서발전과 충남 서산시 대산산단에 50MW급 발전설비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는 부생수소를 연료로 하는 세계 최초의 연료전지발전소로, 연간 40만MWh 규모의 전기를 생산한다. GS파워 등과 부천에서 10.56MW 규모 연료전지발전소도 준공한 바 있으며, 한국조선해양과 선박용 MW급 SOFC 시스템을 공동개발 중이다.
㈜두산 퓨얼셀파워도 건물·주택용 10kW급 고효율 SOFC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제품을 출시한다. 이는 기존 고분자전해질형연료전지(PEMFC) 제품 대비 발전효율이 40% 가량 높고, 크기도 5kW 이하급 SOFC 제품과 비슷하다.
두산퓨얼셀과 ㈜두산 퓨얼셀파워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과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수소연료전지 엑스포에도 참가, △수소연료전지팩 △수소드론 △주택∙건물∙발전용 수소연료전지 등을 선보인 바 있다.
두산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필요시 출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의 전력수급 변동성을 보완 가능한 분산전원으로 평가된다"며 "송·변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이 없고, 별도의 송·변전 설비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