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올해 쌀 생산량 증가로 산지 쌀값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농민들이 정부를 향해 농업 예산 증액과 쌀값 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압연합회(이하 한농연)은 15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및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정문앞에서 ‘농민 생존권 사수 총궐기 대회’를 열고 “정권 마지막까지 농업 홀대가 계속돼, 250만 농민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해일 한국농업경연인중앙연합회 부회장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부의 농업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전해일 한농연 부회장은 “오늘 우리는 정부의 그릇된 농업 가치관에서 비롯된 각종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문재인 정부는 ‘걱정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농민들의 근심은 오히려 그전보다 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는 농업계 안팎의 우려에도 그 어떤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농업 부문의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학구 한농연 회장은 “우리 농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과 여건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내년도 농업예산은 2.8%로 역대 최저”라며 “이에 더해 올해 쌀 생산량이 신곡 수요량을 초과했지만, 신속한 시장격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난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무관심·무책임·무대책’ 3무 농정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더는 신뢰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이날 한 회장은 “250만 농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식량주권을 포기하는 CPTPP 가입 즉각 철회해야한다”면서 내년도 농업 예산 증액 및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해 초과 물량의 신속 격리 등을 촉구했다.
이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쌀 생산량은 388만 2000톤으로 지난해 350만 7000톤 대비 10.7% 증가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대비 벼 재배면적이 증가했고, 당초 예상 생산량은 평년작 수준이었으나, 등숙기(9월 1일~10월 15일) 기상여건이 양호해 예상보다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소비감소 추세 등을 감안하면 2021년산 쌀은 수급상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확기 산지 쌀값은 작황이 좋지 않았던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며, 농가 벼 매입도 예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신곡 산지 쌀값은 10월까지만 해도 전년동기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으나, 지난 5일부터는 전년동기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농식품부 관계자는 “8일 기준 공공비축미 매입량은 9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생산량이 비슷했던 2018년(386만 8000 톤) 대비 8.6% 증가했다”며 “산지유통업체(RPC)의 자체 매입량도 15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0%, 2018년 대비 6.7%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식품부는 농가에서 원활하게 벼를 출하할 수 있도록 산지유통업체의 벼 매입자금 지원 규모를 1000억 원 확대하고, 피해 벼에 대해서는 농가 희망물량을 전량 매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