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서도 박스권 장세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개미)들이 개별 종목을 정리하고 각종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방향을 돌리는 모습이다. 각 운용사들이 직접 종목을 구성하는 액티브 ETF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미들 사이에서 ETF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11월 들어 지난 15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152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는데, ETF만큼은 9914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달 ETF 순매수 규모인 5570억원과 비교해도 2배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 기간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ETF인 'TIGER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였으며 순매수 규모는 467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TIGER 미국테크TOP10'(818억원),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솔랙티브'(769억원), 'KODEX K-메타버스액티브'(762억원), 'KODEX200선물인버스2X'(710억원), 'KODEX코스닥150선물인버스'(701억원) 등의 매수 규모도 큰 편이었다. 이들 종목은 이달 순매수 규모 기준으로 15위 안에 랭크되며 ETF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심지어 ETF 투자자들은 개별종목 투자자들보다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이달 들어 개별 종목 기준으로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회사는 LG화학인데 주가는 8%가 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순매수 규모가 큰 POSCO 역시 4%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순매수 1위 ETF TIGER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는 0.9%, TIGER 미국테크TOP10,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솔랙티브는 4% 넘는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KODEX K-메타버스액티브의 경우 수익률이 12%를 넘겼다.
이 가운데 특정 지수나 자산가격을 따르는 패시브ETF와 구분되는 액티브 ETF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액티브 ETF는 각 운용사들이 스스로 종목을 구성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국내 액티브 ETF 총자산은 지난 10월 말을 기준으로 4조1000억원을 기록해 전체 ETF 시장의 6% 수준이지만, 이는 작년 말(2조원) 대비 1년 만에 2배 규모로 커진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액티브 ETF 8종은 최근 액티브 ETF 기준 최초로 순자산이 2조원을 넘겼다. 시장의 반응이 뜨겁자 액티브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역시 작년까지 5곳(삼성·한국투자신탁·미래에셋·KB·한화)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는 무려 12곳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현재까지 상장된 38개 액티브 ETF 중 24개 상품이 올해 출시된 점도 특징적이다. 이들 액티브 ETF 중 대부분은 모빌리티,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등 특정주 중심의 테마형 상품으로 출시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개인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에 매우 민감하며 대응하며, ETF 시장의 빠른 성장 역시 그 결과”라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들도 액티브 ETF 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