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또다시 '집값 고점론'을 들먹이며 하락 경고의 엄포를 놓았다. 홍 장관은 지난 8일 ‘제34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주택 시장의 안정화 흐름이 확고해지고 있다”며 '확고한 안정세'라고 자부하고 나선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재부
특히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가격 하락 직전까지 왔다고 주장하며 주택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근거로는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절반이 보합·하락하며 가격 안정화 움직임이 뚜렷하고, 전세 매물 출회량도 지난해 임대차법 시행 이래 가장 많다는 것을 꼽았다.
홍 부총리는 “매매시장 경우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는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됐고 11월 실거래 절반이 직전 거래 대비 보합 또는 하락했다”며 “전세시장도 2020년 8월 이후 최다매물이 출회하고 가격 상승세도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가 부동산시장점검회의에서 집값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주장을 꺼낸 것은 지난 6월 열린 23차 회의가 마지막이다.
서울시 시내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6주 연속 둔화된 모습이다. 지난 7월에는 한 주에 0.18%까지 올랐던 강북구 아파트값은 상승률 0.0%로 1년 반만에 보합세로 접어들었다. 관악(0.01%), 광진(0.03%), 금천(0.04%)도 보합 수준으로 상승폭이 다소 감소됐다.
앞서 홍 장관은 '집값 고점론'을 언급한 바 있어 엄포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지어 시장에서는 내년 부동산 사장이 '하락 보다 상승'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하락 진입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논란은 여전하다. 0.1%의 상승률은 집값 상승이 한창이던 올 4월 첫째 주의 0.05%보다 2배 높은 상승률이다.
전문가들 역시 둔화된 모습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하락 직전 조짐으로 볼 수도 없는 것은 분양 시장이 식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그동안 상승세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시장의 냉혹한 평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지역 30평형 아파트 평균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 기간은 문정부 집권 초 20년에서 38년으로 늘어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2017년 서울 30평형 아파트 평균 가격은 6억2000만원으로 당시 근로자 급여 평균으로 계산하면 한 푼도 쓰지 않을 경우 20년이나 소요된다. 그러나 올해 11월 아파트값 평균은 12억9000만원인 반면 급여 평균은 3444만원으로 38년간 급여를 모두 모아야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내년에도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내년 전국 아파트 매매값과 전셋값 상승률을 각각 5%, 4%로 내다봤다.
수도권은 이보다 높은 수준(매매 7%, 전세 5%)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기관뿐 아니라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도 내년 수도권 집값은 올해보다 5.1%, 지방은 3.5% 상승한다고 예상했다.
그 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전국 2.0% 상승), 우리금융연구소(전국 3.7% 상승), 하나금융경영연구소(상승세 유지) 등 현재까지 내년 전망을 내놓은 기관들은 모두 집값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