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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믿고 빌려준 3천억 떼일까"…오스템 쇼크, 은행권 강타

2022-01-05 13:28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최대 치아 임플란트 제조사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직원 횡령 사태를 계기로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이 이 회사에 내어준 장단기 차입금이 지난해 9월 기준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늦어도 오는 24일 심사 결과가 나올 예정인 가운데, 상폐가 결정되면 은행들이 보유한 장·단기 채권도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난해 9월 연결기준 은행권 장단기 차입금 규모는 3000억원에 달한다. 우선 오는 9월까지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086억원에 달한다. 한국산업은행 280억원, 한국수출입은행 250억원, 우리은행 180억원, IBK기업은행 143억원, DGB대구은행 100억원, 한국씨티은행 80억원, 농협 50억원 등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로에 위치한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전경. / 사진=류준현 기자



장기차입금은 총 1940억원(유동성 대체 차감시 1310억원)으로, 일반자금 및 시설자금 목적의 대출이 제공됐다. 우리은행이 89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산은(KDB 안산 포함) 702억원, 신한은행 212억원, 기은 50억원, KB국민은행 46억원 등이다. 

문제는 오스템의 상환능력이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적격성 실질검사에서 '상장폐지'로 가닥을 잡게 되면, 자금경색도 뒤따르게 된다. 은행들도 신용등급 재평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빌려준 돈을 회수하거나 대출한도를 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오스템 측은 공시를 통해 올해 9월까지 장기차입금 630억원을 은행에 상환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걸었다. 뒤이어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1005억원, 내년 10월부터 2024년 9월까지 84억원,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72억원, 2025년 10월 이후 151억원 등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조사 상황을 좀 더 봐야 하겠지만, 현재 은행 내부적으로 (차입금 잔액 및 상환여력 등)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상폐 이유가 대출상환능력에 심각한 훼손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채권보장을 위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당장 속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반적으로 더 이상 거래하기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회사 자체적으로 경영이 어려워진다면 금융권에서는 (차입금) 회수라던지 그런 방법을 강구할 순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

다만 오스템의 영업실적이 매분기 흑자를 신고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도 '알짜기업'으로 알려진 만큼 현재로선 상환능력을 높게 보는 시각이 많다. 일부 은행권에 따르면, 실제 오스템 측은 지난해 4분기 상당한 액수를 상환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날 현재 약 536억원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대출상환능력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팩터는 현금흐름이나 부채비율 등이다. 좀 더 면밀히 봐야 하겠지만 현재 담보가액대로 여신이 있고, (국내 최대 업체인 만큼) 현금흐름이 급격히 바뀔 것 같진 않다"며 "부채비율 자체가 급격히 늘어나는 게 아니라면 상환능력에 심각한 훼손이 있다고 보여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제표 수정 여부 등에 대해 모니터링 중이다. 이날 금감원은 "수사상황 및 회사 재무제표 수정 여부 등에 대해 모니터링 중이다"고 밝혔다. 오스템의 지정 감사법인이었던 인덕회계법인의 지난해 3분기 재무제표 허위 제출 의혹 조사 착수에 대해서는 결정한 바 없다고 전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 업체인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이 회사 재무 담당 직원 이모씨가 지난해 10월 1880억원을 횡령하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오스템 자기자본 2047억원의 91.81%에 달하는 수준이다. 횡령한 돈은 코스닥 상장 반도체 장비업체인 동진쎄미켐 주식 1430억원어치를 매수·매각하는데 사용됐다. 이씨는 증권가에서 '파주 수퍼 개미'로 알려진 인사로, 투자금 출처가 횡령금이라는 것이 지난 3일 밝혀졌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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