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2일 전날인 설날 저녁에 ‘설 선물’처럼 날아온 K9 자주포 이집트 수출계약에 대해 ‘빈속 귀국’ 비판도 감내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빈손 전략’이 주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1일 이집트에서 2조원대의 K9 자주포 수출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10년 넘게 끌어온 마라톤협상이 마무리된 것이자 K9 자주포 최대 규모 수출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일 페이스북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에서 이집트 방문 당시를 언급하며 “대통령은 기업의 손해보다 차라리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택했다”며 “그래서 나는 대통령의 선택이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도 감수하겠다는 ‘빈손 전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2.1.20./사진=청와대
이어 “문 대통령이 성과를 내기 위해 순방 중에 계약을 체결했다면 기업은 훨씬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결단에는 진심과 정성을 다했다는 자신감과, 이집트가 그것을 알아 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아·중동 순방에 대해 계획 발표 때부터 ‘하필 이 시기에 중동을 가야하나’로 시작된 정치권 일각의 비난이 이집트에서 K9 자주포 계약이 이뤄지지 않자 ‘빈손 귀국’ ‘외유 외교’ 등으로 옮아갔었다. 심지어 UAE 왕세제 회담 변경에 대해서는 '외교 참사'라는 노골적 성과 폄훼도 꺼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은 “대통령 귀국 후에도 현지에 남아 실무 협의를 계속한 기업과 도착하자마자 바로 다음 날에 다시 사막으로 날아 간 방사청장 등 정부와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협상팀의 협상력을 지켜준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순방에서 돌아와 3일간 재택근무 이후 업무 복귀한 문 대통령이 밝힌 말도 이번에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방산 수출과 관련해 “이참에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제는 이런 수출에서 정부의 역할이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와 노력이 큰 것은 당연하고 크게 치하할 일다. 다만 이제는 수출 상대국의 조건과 요구가 산업 협력과 기술 이전, 그리고 금융지원까지 다양하고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정부가 범부처 차원에서 기업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거기에 수출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부처들까지 망라되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정부를 독려하지 않으면 어렵다”면서 “정부가 이 점을 꼭 명심하기를 바란다. 이번에 이집트 측에서도 한국의 대통령이 우리기업과 협의하고 설득해 제시한 최종의 윈윈 조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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