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봄철 나무에서 돋아나는 새 순은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의 봄철 입맛을 돋구는, 고마운 식재료였다.
'나무 순 3총사'로 일컬어지는 참죽나무 순, 두릅 순, 엄나무 순이 대표적이다.
봄철 나무 새 순 식재료들/사진=한식진흥원 제공
참죽나무 순은 독특한 향이 매력적이다.
높이 20m 정도로 자라는 낙엽 교목인 참죽나무는 광택이 있고 결이 고와서, 악재와 가구 재료로 사용된다.
특히 천연 식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 순 요리가 일품이다.
참죽나무 순에서는 양파 향기가 나는데, 이런 독특한 향 때문에 참죽나무를 향춘(香椿)이라고도 부른다.
특유의 향에 매료된 사람들은, 한번 맛을 보면 잊지 못한다.
봄만 되면 참죽나무 새 순을 찾는 이유다.
데쳐서 참죽나물을 해 먹는데, 고추장 양념에 무쳐 먹어도 일품이고, 찹쌀 풀을 말라 말린 뒤 기름에 튀겨 부각으로 먹기도 한다.
아몬드 슬라이스와 고추장, 호박씨, 땅콩 가루 등 견과류를 곁들인 '견과 참죽나무 순 장아찌', 참죽나무 순을 소금물에 데친 후 튀김가루 반죽을 입혀 튀긴 '참죽 순채 튀김'도 별미다.
또 두릅 순은 향긋함과 쌉싸래한 맛이 특징이고, 식감도 매력적인다.
끊는 물에 살짝 데친 두릅은 부드러우면서도, 서걱거리며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봄 두릅은 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산채의 제왕이라 불린다.
두릅나무 순인 '참두릅'과 '땅두릅이 있는데, 모두 두릅나무에서 자생하는 것들이다.
참두릅은 '나무 두릅'이라고도 부른다.
채취 가능 시기가 짧고 량도 적어, 가지를 잘라 하우스 재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독활(獨活. 바람에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라고도 불리는 땅두릅은 땅에서 올라오는 새 순이다.
두릅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비타민 A와 C, 칼슘, 섬유질 함량이 높다.
또 쓴 맛이 나는 사포닌 성분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 향상은 물론 혈액 순환을 도와 피로 회복에 좋다.
식용 뿐 아니라 한약재로도 가치가 높은 약용작물로,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유용하다.
두릅 요리는 단시간에 삶아 숙회로 맛보는 방법이 제일 흔하지만, 초고추장 맛이 너무 강해 ㄷ릅 고유의 향을 가린다는 게 단점이다.
장아찌로 만들어 먹으면, 자연 그대로의 향을 진하게 즐길 수 있다.
초밥에 넣으면 상쾌한 봄 향기를 느낄 수 있고, 비빔밥에 각종 나물과 함께 데친 두릅을 넣으면 풍미가 진해진다.
꼬치에 쇠고기와 함께 끼어 두릅적으로 지져 먹어도 좋고, 술에다 담가 약술로 복용해도 효과가 만점이며, 두릅밥과 된장국, 두릅 김치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인 엄나무(또는 음나무)는 높이 25m에 달하는 거목이다.
가구와 건축자재, 악기 등에 사용되고, 속 껍질이나 뿌리는 술을 담그거나 약재로 쓴다.
한국에서 자생하는 나무 중 눈에 띄게 가시가 많아, 옛날 민간에서는 엄나무가 귀신을 쫓는다는 속설도 전해진다.
엄나무의 새 순은 '개두릅'이라 부르며, 참두릅보다 향이 진하고 청량감 있는 쌉싸래한 맛이 난다.
원기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좋고 관절염과 종기, 암, 피부염 등 염증 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으며, 만성 간염 등 간장 질환에도 효능이 탁월하다고 전해진다.
엄나무 순은 봄철 연한 새 순을 살짝 데쳐, 양념을 해 먹으면 좋다.
쌈장과 들기름, 나물을 넣어 나물 요리로 즐길 수 있고, 간장과 식초, 설탕과 물을 희석해 만드는 엄나무 순 장아찌도 별미다.
고소한 맛이 일품인 엄나무 전은 춘곤증을 달아나게 한다.
개두릅은 고기를 삶을 때도 같이 넣으면, 육류의 잡 내를 잡는 데 좋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