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증권사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들의 돈을 관리 및 운용하는 기업인 만큼 더 높은 윤리 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7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2년 1분기까지 9개 주요 증권사 임직원의 사내 윤리 강령 위반은 총 98건으로 집계됐다.
사내 윤리 강령 위반 사례는 집단 따돌림부터 성희롱, 성추행, 폭언, 욕설, 부당한 고객과 금전 거래, 근무지 이탈, 부당 대출, 고객 계좌에서 불법 자금 출금 등 다양했다.
증권사별로 가장 많은 위반 사례가 적발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전체 적발건수의 32.65%인 32건에 달했다.
위반 건수의 71%가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의 임기 전에 발생했지만, 취임 이후인 2019년, 2020년에도 9건이나 됐다. 고객 및 직원간의 금지 거래 위반 등 금융 사건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고객 신뢰’를 강조해 온 정 사장이기에 윤리 강령 위반 1위라는 ‘불명예’는 뼈아프다는 평가다. 바깥을 챙기느라 정작 안살림은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위에는 NH투자증권(24건)이 이름을 올렸다. 한투증권에 비해 적발 건수는 적었지만 직장내 성희롱 사건이 집중되며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드러냈다. NH 특유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올해에도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터졌지만, 해당 직원에게는 견직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만이 내려졌다. 부당 권유 및 손실 금지 위반 사례로 감봉 6개월을 당한 직원도 있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에도 직장 내 성희롱, 허위 종합잔고 확인서 작성 등으로 면직당한 직원이 나왔다. 2020년에는 풍기 문란 사고가 심했다. 그해 직장 내 성희롱 사건 2건으로 정직 등이 이뤄졌고 직장 내 풍기 문란으로 해당 직원이 면직됐다.
이어 신한금융투자(15건), KB증권(10건), 대신증권·하나증권(6건), 삼성증권(3건), 메리츠증권·미래에셋증권(1건) 순이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성희롱 및 성추행 사고 2건과 폭언 및 욕설 사고 1건이 적발돼 해당 직원이 면직 등의 처분을 받았다. 성희롱 및 성추행 사건은 2017년 2020년에도 일어났다.
KB증권은 2020년 한 직원이 부적절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신청했다가 1개월 감봉을 받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나증권은 올해 고성, 폭언, 업무 배제, 차별 및 따돌림 행위가 적발돼 해당 부점장이 정직 1개월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소셜미디어(SNS) 단체채팅방에서 욕설 행위, 2020년과 2018년에는 성희롱 사고가 적발됐다.
대신증권은 2017년에는 금품 수수, 2018년에는 성희롱과 폭언 폭설로 관련자가 정직 등을 조치 받았다.
삼성증권은 2017년과 2019년 본인 결혼식에 고객으로부터 축의금을 받은 직원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윤창현 의원은 “고객의 돈을 대신 관리해주는 증권사는 업무규정 준수에 더해 높은 도덕성도 요구된다”면서 “임직원의 일탈이 회사의 신인도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비윤리 행위에는 무관용 대응으로 책임 의식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