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일본 국민 중 과반수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원자력 발전소 신설·증설 검토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연합뉴스는 아사히신문이 27∼28일 18세 이상 유효 응답자 기준 유권자 998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전 신·증설에 58%가 반대한다고 답해 찬성(34%) 답변을 크게 상회했다고 29일 인용 보도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24일 탈(脫)탄소 정책을 논의하는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실행 회의'에서 "차세대형 혁신로(爐) 개발·건설 등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항목이 제시됐다"며 "여러 방안에 관해 연말에 구체적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검토를 가속해달라"고 언급했다.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의 이 발언을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유지된 "원전 신·증설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정부 입장 전환을 천명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같은 반대 여론에도 원전 신·증설이 검토되는 이유 중 하나로는 전력 부족 문제가 꼽힌다. 올해 6월 하순 이른 무더위가 찾아와 전력 수급 주의보가 처음 발령되는 등 일본 정부는 전력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석유·가스·석탄 등 화석 연료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것도 일본 정부의 원전 정책 전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평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여파로 모든 원전의 가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안전 점검을 거쳐 일부 원전 재가동을 시작하면서 다시 '원전 시대'로 돌아갔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일본 내 원자로 가운데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에 합격해 재가동한 원자로는 모두 10기다. 심사에는 합격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동의를 얻지 못했거나 안전 대책 공사가 늦어져 아직 재가동하지 않은 원자로는 7기인데, 일본 정부는 이들 7기를 내년 이후 재가동을 목표로 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아울러 최장 60년인 원전 운전 기간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