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탈원전 정책을 주도했던 정재훈 전 사장에 대한 해임 촉구를 이유로 직위 해제됐던 강창호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한수원) 새울1발전소 노동조합 위원장이 항소심에서도 이겼다. 감사원도 관계 기관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 문재인 정권 탈원전 정책에 관여했던 인물들에 대한 법적 조치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강창호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한수원) 새울1발전소 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서울고등법원 제11행정부가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이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낸 신분 보장 등 조치 요구 결정 취소 청소 소송 2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사진=강창호 위원장 페이스북
8일 강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서울고등법원 제11행정부가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이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낸 신분 보장 등 조치 요구 결정 취소 청소 소송 2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판결문이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려 아직 구하지 못했다"며 "서울고법이 정 전 사장의 청구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 "이로써 탈원전 세력이 부당 인사 조치를 했음이 재차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2020년 2월 28일 한수원은 회사 인사 관리 규정 제22조에 의거, 회사 명예 실추를 이유로 새울1발전소 운영실 발전운영부 노심관리파트 과장이었던 강 위원장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강 위원장은 같은 해 2월 초 정재훈 당시 한수원 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는 "한수원 감사실장이 부당한 지시를 받고 극도의 스트레스에 의한 뇌출혈로 인해 사망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정 사장이 전문성을 감안하지 않은 강제 인사 조치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강 위원장은 정 전 사장이 월성 1호기를 조기에 폐쇄하기로 한 건 배임 행위라며 수사 당국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원회는 한수원에 '(내부 고발자인) 강 위원장에게 인사 등 제반 불이익을 주지 말고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송부했고, 다시 "직위 해제를 취소하고, 그 기간 동안 차별 지급된 보수를 줘야 한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한수원은 이를 거부했고, 이행 강제금 2000만 원을 납부하면서까지 지난해 5월 25일 재차 현 직위에서 해제했다는 게 강 위원장 설명이다.
그는 울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문을 두드렸지만 정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줬고, 결국 서울행정법원을 찾았다.
1심 재판부는 "원고(강 위원장)가 의견을 낸 건 근거 규정인 '회사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킨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사측의 직위해제는 비합리적으로 장기간 이뤄져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원고가 주장하는 부분에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들어있더라도 한수원의 명예가 크게 손상됐다고 볼 수 없다"며 "소명 기회도 없이 직위해제 사유가 소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연장한 건 인사 재량권 남용"이라고 했다.
현재 정 전 사장은 기소돼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 신분이기도 하다. 조작된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에 근거해 즉시 가동을 중단시켜 회사 측에 1481억 원 수준의 손해를 끼친 혐의가 있어서다.
강 위원장은 "탈원전 행동대장 정 전 사장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패소했다"며 "몰염치한 정 전 사장은 부장판사 출신 변호인단을 꾸렸고, 앞으로도 항고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혀 두렵지 않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아직까지도 탈원전에 관여했던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의 인적 구성은 문재인 정권 때와 사실상 달라진 바가 없다"며 "탈원전 적폐 청산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은 재무 건전성·경영 관리 실태를 살펴보겠다며 한국전력공사와 한수원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르면 이달 말 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여 탈원전 정책을 주도했던 당시 주요 인사들에 대한 엄중한 조사가 예상된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