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확히 6개월 전인 3월 10일 오전 4~5시경, 기호 2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48.56%의 득표율로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에 선출됐다.
정권 연장을 노렸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p 차이로 간신히 누르고 정권 교체에 성공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제6공화국 출범 이후 이어져온 보수-진보 정권 10년 주기설을 깨트리고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었다.
5년 만의 정권 교체. 대선 기간 내내 정권 교체 여론이 정권 유지 여론을 5~20%p 가까이 앞설 정도로 이전 정권의 실정이 윤 대통령 당선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6개월간 윤 대통령이 바꾼 것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소통이다. 윤 대통령은 오전 외부 일정이 있는 날이 아니면 항상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 응했다.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대통령실 내부에 돌아서 월요일 하루 제대로 하지 못했던 적을 제외하고 매일매일 기자들과 소통하는 것에 힘썼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후 지난 4개월간 도어스테핑을 통해 적극 소통하고 나선 것은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평도 있다. 일단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던질지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 또한 윤 대통령이 답변 자체를 한정 지을 수는 있지만 질문을 받았을 때 윤 대통령의 태도나 입장, 표정의 행간이 기자들에게 읽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자들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거의 대부분의 공식 일정에서 일명 'A4'(대본)을 읽는 것에 집중해 메시지 관리에는 성공했지만, 일각의 비아냥을 들었던 것과는 정반대다.
윤 대통령은 'A4 없이' 각본 없는 소통을 기자들과 지난 넉달간 만들어 온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주 태풍 대비태세 관련 철야 근무 후 이튿날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해 한 어린이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지난 6개월간 정권 교체 이후 윤 대통령이 두번째로 바꾼 것은 바로 '일하는 실용주의'다.
우선 윤 대통령은 대통령인수위원회 당시부터 준비에 박차를 가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했다. '구중궁궐' 일색이던 청와대를 탈피하고 나선 것이다.
가히 전근대에서 현대적인 민주공화국으로의 변신이었다. 군주처럼 군림하던 기존 대통령 기조가 아니라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고자 한 첫 걸음이었다. 청와대에 대한 전면적인 개방은 그 부산물이기도 하다.
대통령실 조직 또한 효율성과 슬림화를 기조로 해서 전면적인 조직 개편에 성공했다. 윤 대통령은 민정수석실을 폐지했고 그 기능을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로 이관해 밀실이 아닌 공적인 영역으로 바꾸었다.
여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5년 내내 대통령실 내부에 대한 인적 쇄신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것도 의미 있는 변화 중 하나다.
일하는 실용주의의 중심은 사람이다. 인적 자원의 교체와 등용을 언제 어느 때고 할 수 있게 해서 고인 물이 썩지 않도록 한다는 실용주의 취지를 살리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및 한동훈 법무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 스타장관을 적극 권장해 각 중앙부처가 직접 대언론 대국민 설득 작업을 최대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도 윤 대통령 복안이다.
윤 대통령은 '스타장관 만들기'를 통해 각 장관에게 최대한의 책임감과 성과주의를 내세워 실용주의적인 통치 기조를 확립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이 지난 6개월간 마지막으로 바꾼 것은 바로 감세·친기업·민간 중시 정책드라이브다.
전 정권은 증세·반기업·공공 중심 정책기조였다. 명령하고 통제하고 획일화된 규제를 강요하는 체제였다.
대표적인 것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무한대의 피해를 강요한 코로나 방역 규제였다.
윤 대통령이 집권 후 뒤집은 것은 이러한 기조다. 민간 기업과 시장, 소비자에게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서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자율성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이 각 장관에게 강조하는 정책 기조는 선진화 및 세계화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내세운 윤 대통령은 정부부처 세부정책에 이러한 가치가 깔리도록 종용하고 있다.
자유, 인권, 연대, 시장, 법치 등 선진국에 걸맞는 시스템을 마련하는데에 윤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감세 및 구조조정을 통해 정부 공공부문을 최소화하고 억제하는 동시에, 민간 시장을 최대한 활성화시키려는 경제정책 또한 같은 맥락이다.
정권교체는 6개월 흘렀지만 윤 대통령 취임 후 이제 4개월이 지났다.
윤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은 최소 4년이다. 남은 기간동안 얼마나 더 큰 성과를 올릴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