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 장기화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4분기에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생산비용 증가와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감소 등 복합 위기가 삼화하는 상황에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고환율·고물가·고금리 환경이 지속하면서 4분기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경영환경 조사에서도 기업들의 불안감이 확인되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는 89.6을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올해 4월(99.1)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8월 86.9까지 떨어진 후 9월 95.8로 반등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80대로 하락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대비 긍정을, 100보다 낮으면 전월대비 부정을 의미한다.
10월 업종별 BSI는 제조업(88.4)과 비제조업(91.1)이 올해 6월부터 5개월 연속 동시에 부진했다. 제조업은 기준선을 초과한 세부산업이 전무한 가운데, 특히 국내 3대 수출품목을 포함한 업종(전자·통신, 자동차·기타운송, 석유정제·화학)이 모두 부진했다.
전경련은 3대 수출 주력업종이 동시에 부진 전망을 보인 것은 2022년 4월 이후 6개월 만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침체가 장기화 할 것으로 우려했다.
환율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전경련이 매출 5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수출기업들의 재무 담당자를 대상(105개사 응답)으로 ‘환율 전망 및 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올해 연평균 환율 수준을 1303원으로 예상했다.
전경련은 연평균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긴 해는 1998년 외환위기(1395원) 이후 24년 만 이라며 기업들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을 평균 1400원으로 예상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기업들은 환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용감축 등 긴축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에 대응해 △인건비 등 원가 절감(31.1%)과 같은 허리띠 졸라매기로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수출입단가(혹은 물량) 조정(24.8%), △상품 투자 등 환헤지 전략 확대(14.0%), △별다른 대응책 없음(11.4%) 순으로 조사됐다.
고물가 지속과 금리 인상에 따른 채무 상환 부담 증가로 민간 소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기업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전경련이 18세 이상 국민 약 1000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국민 소비지출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7%가 하반기 소비지출을 상반기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하반기 소비지출을 축소하는 이유로는 물가 급등(46.3%)이 첫 손에 꼽혔다. 이어 고용·소득 불확실성 확대(11.5%), 채무 상환 부담 증가(10.6%) 등이 뒤를 이었다.
재계에서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업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선제적 조치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관된 정책을 통해 위기에서 기업들이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은 복합적 위기 상황”이라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조치들이 신속히 이루어져 기업의 경영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