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용역직 노동자 7명이 숨진 대전 아울렛 화재사고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검토 대상에 올라, 유통업계에 긴장감이 확산할 전망이다.
27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을 필두로 김형종 사장, 정지영 영업본부장 등 수십 명의 임직원을 대전 현장에 급파하고, 사고 경위 파악과 수습활동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월26일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사고 현장을 찾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 그룹 제공
이날 오전 경찰, 국과수, 한국전기안전공사, 소방 당국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현장 합동 감식이 시작됐다. 감식을 통해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와 제연설비 등 소방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도 규명한다. 정확한 사고 원인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 대상이 되면 유통업계 첫 사례가 된다.
앞서 지난 26일 오전 7시 45분께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택배·청소·방재 업무 관련 근로자 등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사고 당일 현장을 찾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대백화점 측에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같은 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고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면서 “향후 경찰서, 소방서 등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백화점과 아웃렛 등 오프라인 유통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기준이 강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4년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면서 직원과 손님이 찰과상 수준의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더현대서울에서도 입점매장 천장에서 마감재인 석고보드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지난해 10월 지하 1층 식품관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는 사고로 영업이 일시 중단됐었다.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2018년 한 해에만 뉴코아, NC백화점 등 계열 매장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뉴코아 울산점 화재 관련 전 지점장 등 안전 책임자들은 업무상 실화 혐의로 불구속 입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한 쇼핑몰 운영사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유통업계 중대재해처벌법 1호를 면하더라도, 정부가 사고현장 감독까지 나간 상황이라 오프라인 유통 전반에 대한 관리 강화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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