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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지시, 밀어붙이기 법제화냐 핀셋규제냐

2022-10-19 14:24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민간 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사실상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국가 기반 통신망과 다름 없다.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국가 기반 인프라를 이루고 있을 땐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중단과 관련해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도어스테핑을 갖고 언급한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도어스테핑에서 "사후 조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검토시켰다"며 일종의 '독과점 시장 왜곡'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냈다. 사실상의 지시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후 대통령실과 관계장관 등 범정부부처 차원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정 협의에서도 이번 카카오 대란과 관련해 여러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크게는 행정부와 입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지난 18일 오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TF) 첫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는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국가정보원·국방부·대검찰청·경찰청·군사안보지원사령부·사이버작전사령부가 참여해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김성한 실장은 TF 회의에서 기업의 책무가 방기되면 국가안보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관련 법·제도 개선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10월 1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구체적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행동에 나섰다. 현행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공정거래법)을 빈틈없이 적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및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심사지침' 제정 작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18일 "심사지침 제정은 제도 개선 차원"이라며 "박차를 가해 가급적 올해 안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입법부 차원에서는 여야가 입을 모아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형플랫폼 갑질 규제법안인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을 올해 정기국회 22대 민생입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면서, 정부측을 설득해 연내 처리하겠다는 복안이다. 관련 법안은 여야 의원발의안 8건 및 정부안 1건으로 모두 계류 중이다.

대통령실에서는 사이버안보기본법 제정을 목표로 본격적인 법제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관련 부처 준비 법안들을 모아 사이버안보와 관련해 법 정비를 매듭짓겠다는 계산이다.

2006년 이후 지금까지 유사 법안 11건이 발의된 바 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이 발의한 사이버안보기본법안,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발의한 국가사이버안보법안, 윤영찬 의원이 발의한 사이버보안기본법안이 계류 중이다.

문제는 이번 카카오 대란을 계기로 사이버안보 측면과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양방향 입법이 자칫 잘못하면 과잉규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다.

원래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부터 주장했던 건 자율규제다. 취임 전부터 사이버안보를 강조했지만 민간의 자유를 여러차례 언급해왔던 윤 대통령 입장에서 다소 부담될 수 있는 지점이다.

찬반 양론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독과점 피해를 들여다볼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민간 경제 영역을 해치거나 일종의 규제를 다시 만드는 것은 안 된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장동혁 원내대변인 또한 "(19일) 당정 협의에서 어느 법안까지 개정할지는 정부가 안을 가져오면 논의하겠지만 야당이 추진하는 온플법에 대해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보긴 이르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문제에 대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자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 남용 문제는 규제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학계와 재계에서는 '과잉규제'라는 지적이 다소 나오고 있다.

원래 사태를 최초로 야기한건 배터리 발화 문제이고 이는 데이터센터의 관리 책임이라는 지적부터, 카카오가 독과점에 따른 이익을 누리면서 서버 이원화 비용 조차 제대로 책임지지 않았다는 반론까지 규제 및 책임 초점에 대해 서로 다른 분석이 충돌하고 있다.

결국 어느 수위까지 규제할지 그 결단은 윤 대통령이 내릴 전망이다.

하나의 플랫폼이 마비될 경우를 예방하고 그 사후 대처방안에 대해 확립하는 수준의 핀셋규제에 그칠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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