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워장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 표명을 촉구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 "10.26 참사와 같은 사태에 대해서는 정치적 책임을 질 사람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며 "장관 한 명이 경질된다고 해서 '둑이 무너진다'고 착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행안부 장관은 경찰을 총책임지는 자리고, 국민 뿐 아니라 임명권자에 대한 책임을 질 생각도 해야한다"면서 "장관이 스스로 결단을 내리지 않으니 대통령도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향해 "야당이 해임건의안을 내기 이전 (여당이) 사전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라며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도 대통령 얼굴 보고 제대로 말도 못해서는 여당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 일각에서 전당대회 '당심' 비율을 현재 70%에서 90% 높이자는 의견이 나온 것에 대해 "우둔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45%에 달하는 무당층 유권자들의 향배를 인식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을 비롯한 당권 주자들에 대해서는 "다들 비슷비슷하고, '꼭 친윤이어야 되겠다'라는 생각은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2024년 총선 승리에 기여할 대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 지도부보다 '친윤' 인사들을 먼저 관저에 초대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시비거리가 되지 않는다"라면서도 "대통령이 당무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되고, 원래 당에 아무 관련도 없던 윤 대통령이 당에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과적으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야당 국회는 이미 기정사실이므로 협치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고 출발했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협조를 요청하는 행태를 보이고, 같이 밥 먹으면서 얘기도 좀 해야 국민들도 '대통령이 노력을 하는구나'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말쯤 선거가 닥치는데 전혀 전망이 보이지 않으면 무슨 수를 써야할 것"이라며 "과거에도 대통령이 크게 지지받지 못하면 대통령 사진을 내놓고 출마하는 인사가 없었다"고 상기했다.
김 전 위원장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노조를 기정사실화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쓸데없는 요구를 하지 않도록 정부가 노력을 기울여야지 맹목적으로 '너는 적이니까 안 돼' 이렇게 접근해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고, 당에 플러스냐 마이너스냐를 판단해서 대국적 결심은 본인이 해야할 일"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지나치게 몰두했다가는 상당한 희생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민주당 분당은) 너무 과한 소리로, 민주당이 쪼개지기를 바라는 쪽도 있을 것"이라며 "그 사람들도 정치를 오래했기 때문에 선거를 1년 가량 앞두고 그렇게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