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황 여파로 수익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각각 76조8264억 원, 8조2577억 원이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매출 8조9931억 원, 영업손실 309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약세가 지속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D램 고정가는 올해 초 3.41달러에서 10∼11월 2.21달러까지 떨어졌다.
일부에서는 양사의 실적이 컨센서스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7조 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 원에 미치지 못한 것은 지난해 1분기(영업이익 9조600억 원)가 마지막이다.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에 조 단위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 부진이 양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서버 고객사들의 반도체 재고 조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성수기 판매도 기대에 밑도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이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도 불안한 모습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D램, 낸드플래시 등의 글로벌 수요 약세로 지난해 11월에 비해 29.8% 감소한 84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도 1년 전보다 27.6% 줄었다.
당분간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세계 반도체 매출이 5960억 달러(약 785조 원)로 올해(6180억 달러)보다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가트너는 메모리 업황 부진 심화로 내년에 메모리 시장 매출이 올해보다 16.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D램 매출은 742억 달러로 올해보다 18% 줄, 낸드 매출은 594억 달러로 1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가트너는 경기 전망 악화가 스마트폰, PC, 소비자 가전 생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내년 3분기까지 D램 과잉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내년 하반기에나 반도체 시장의 회복 시그널이 들어 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반도체 경기가 당분간 IT 수요 둔화로 하강을 지속하다가 내년 하반기 글로벌 경기 개선과 함께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업체들은 ‘비상경영 계획’을 중심으로 투자, 생산 등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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