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월 1일 오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10분가량 생중계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밝힌 신년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유일무이한 '비판적 초점'이었다.
바로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대해서다.
보통 신년사라면 덕담과 미사여구로 채우지만 윤 대통령은 달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절체절명의 위기의식과 도전해야 할 목표를 제시했고, 그 구체적인 방법까지 밝혔다.
우선 윤 대통령은 2023년을 복합위기와 경기침체의 해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세계 경기침체의 여파가 우리 실물경제의 둔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경제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해 나가겠다"면서 '선제적 관리'의 중요성을 짚었다.
윤 대통령은 "복합의 위기를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며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수출전략을 직접 챙기겠다, 무역금융을 확대하고 대한민국의 수출 영토를 전세계로 확대해 가기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묘년(癸卯年) 새해 첫날인 2023년 1월 1일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이 이날 신년사에서 강조한 것은 '기업가 정신'과 '투자'다.
윤 대통령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미래세대가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도전하고 그 도전이 꽃피울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IT와 바이오산업뿐 아니라 방산과 원자력, 탄소 중립과 엔터테인먼트까지 스타트업 코리아의 시대를 열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래 전략기술에 대한 투자 역시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하겠다"며 "우주항공, 인공지능, 첨단바이오 등 핵심 전략기술과 미래 기술시장 선점을 위한 지원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노동개혁과 관련해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며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면서 노사 및 노노(勞勞) 관계의 공정성을 확립하고 근로현장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직무 중심, 성과급 중심의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과 귀족 강성 노조와 타협해 연공 서열 시스템에 매몰되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역시 차별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노동 개혁의 출발점은 노사 법치주의"라며 "노사 법치주의야말로 불필요한 쟁의와 갈등을 예방하고 진정으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길"이라고 제시했다.
온 국민을 향해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지금의 위기와 도전은 우리의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묻고 있다"며 "우리는 '잘못'을 보면 바로 잡으려 했고 옳지 않은 길을 가면 멈춰섰으며 넘어지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려고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기득권의 집착은 집요하고 기득권과의 타협은 쉽고 편한 길이지만 우리는 결코 작은 바다에 만족한 적이 없다"며 "자유는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연대는 우리에게 더 큰 미래를 선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노동 기득권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자유와 연대라는 두 중심 가치를 추구하면서 3대 개혁을 이루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2023 신년사 말미에 "국민 여러분께서 제게 부여한 사명을 늘 잊지 않고,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자유가 살아 숨 쉬고, 기회가 활짝 열리는 더 큰 바다를 향해 나아갑시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사명과 국가적 도약, 자유와 기회를 열자는 윤 대통령의 올해 첫 선언이 얼마나 이루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