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수출량 감소에도 선전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가 전용 운반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르노자동차코리아와 쌍용자동차의 경우 수출물량 확보로 경영정상화를 꾀하고 있지만 운반선 확보가 힘들어 전략적 차질까지 우려되고 있다. 다만 양 사는 컨테이너선을 활용한 수출 등을 통해 물량공급의 차질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들./사진=미디어펜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2월 1~10일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76억1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했다.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지만,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설연휴가 포함돼 있어 조업일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다면 하루평균 수출액은 14.5% 감소한다. 일시적인 효과일 뿐 전체적으로 수출이 반등했다고 보긴 어려운 상태다.
더 불안한 점은 수출의 핵심축인 반도체가 40.7% 감소했다는 것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에도 44.5% 급감하며 60억 달러 수출에 그쳤다. 이번 달에도 줄어든다면 7개월 연속 감소다. 수출 금액은 19억5800만 달러로 지난달 초 기록한 20억4700만 달러보다 낮아졌다.
반면 석유제품은 29%, 승용차가 167%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도 42%, 철강제품도 10%가량 늘었다.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승용차의 수출이 높은 비중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자동차 전용 운반선의 수가 줄어 일부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경규제로 인해 선사들이 새 운반선을 운항을 중단한 것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발주를 자제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자동차 전용 운반선 수는 2019년 약 770척에서 현재 750척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자동차 전용 운반선 용선료는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3배 이상 뛰어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동차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되며 전기차의 수출물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번 자동차 물류난의 문제로 꼽히고 있다. 다양한 전기차를 수출하고 있는 중국의 수출량이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수출 물량이 적은 르노코리아와 쌍용차가 직격탄을 맞았다.
수출 물량이 큰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선사와 3~5년 단위로 장기계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물량이 적은 경우 단기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 르노코리아와 쌍용차가 이번 물류난에 직격탄을 맞은 이유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선사와 장기 계약을 맺어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여유는 많지 않아 일정에 맞춰 겨우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와 쌍용차의 경우 임시방편으로 수출에 활용 가능한 비정기선이나 컨테이너 선을 활용해 수출물량을 맞춰가고 있다.
특히 르노코리아의 경우 비정기선을 통해 주요 수출처인 유럽에 물량을 실어 나르고 있다. 장기계약을 맺은 자동차 전용 운반선의 경우 기존 배 항로에 따라 운항하기 때문에 편도 비용만 치르면 되지만, 비정기선의 경우 왕복 비용을 치러야 한다. 즉 물류비가 두 배로 드는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부족해 컨테이너 선 활용도 적극검토 중이다. 쌍용차는 이미 컨테이너를 활용해 수출 물량을 해소하고 있다. 실제 컨테이너선이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는 운임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고점 대비 해서 컨테이너 운임은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컨테이너의 경우 자동차 전용 운반선과 달리 실을 수 있는 물량이 한정적이고, 컨테이너 선적시설이 갖춰진 항구까지 이동해야 하는 물류비가 추가로 발생해 비용증가와 함께 수출물량 맞추기가 쉽지 않다.
쌍용차 관계자는 "자동차 전용 운반선 선박은 주로 평택항에서 하고 있지만, 컨테이너의 경우 부산항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물류비용이 추가로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출물량의 확보로 일감을 마련한 양 사는 빠른 경영정상화를 기대했지만 이번 물류난으로 인해 속도를 높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이번 물류난이 내년 하반기에나 정상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흑자전환을 한 쌍용차의 흥행 지속과 수출물량 확보로 인해 기사회생을 꿈꾸던 르노코리아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수요가 증가에 맞춰 물량을 소화해야 꾸준한 시장수요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이번 물류난이 일부 완성차 업계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새로운 전용운반선이 투입되는 시기까지 물류난이 해결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