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탄소 중립 과제를 기회로 인식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됐다. 주요 대기업들은 탄소 중립을 선언하며 기후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다. 다만 기후 위기론을 근거로 탄소 배출을 지나치게 배척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발표했고, 현대차그룹은 이보다 5년 앞선 2045년까지 이를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그룹도 지난 1월 CES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친환경∙에너지절감 등 넷제로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탄소 중립 과제를 기회로 인식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됐다. 주요 대기업들은 탄소 중립을 선언하며 기후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직원이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물로 조성한 연못에서 손을 적시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국내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온실가스 다배출기업(배출권거래제, 목표관리제 대상기업 1000개사 중 40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68.8%가 탄소중립 추진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는 긍정적 평가가 34.8%에 불과했으나 1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경쟁력 약화 위기’(23.5%) 또는 ‘업종 존속 위기’(7.7%) 등 여전히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기업은 31.2%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 정책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응답기업의 81.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은 18.5%에 불과했다.
특히 기업이 정부와 계약을 통해 신기술을 도입하고 일정기간 고정된 탄소가격으로 보상받는 제도인 탄소차액계약제도(CCfD)를 2023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것에 응답기업의 90.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감축수단과 기술적 한계가 여전한 점이 문제로 꼽힌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투자자금을 조달하는데 부침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기업 A사는 “현재 알려져 있는 감축기술의 대부분이 현장에 이미 적용된 상황이라 추가적인 감축에 한계 있다”며 “고효율 설비, 탄소포집 효율향상, 수소 생산기술 등 새로운 감축기술 개발과 실증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또 중소기업 B사는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감축설비 지원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본인 분담률이 높고, 기존 시설 철거, 건물 공사, 토지구입 등의 비용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돼 투자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반면 과장된 기후 위기론으로 이산화탄소를 나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지구온난화가 일어나고 이것이 기후 대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제 하에 시작된 탄소중립으로 인해 탄소 자체를 악마화 하는 것은 다소 비과학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석순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전공 명예교수는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탄소중립은 미래 세대를 위해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과장된 기후위기론으로 이산화탄소를 악마화 하는 등 비과학적인 탄소중립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