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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회사채 냉각에 P-CBO 조달 대열 합류

2023-03-07 13:53 | 이동은 기자 | deun_lee@naver.com
[미디어펜=이동은 기자]건설업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건설사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시장보다 낮은 금리로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공모채 시장에서 멀어지는 등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요 건설사 P-CBO 조달 내역./출처=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KCC건설(신용등급 A-), 신세계건설(A), 태영건설(A)이 3년 만기 P-CBO를 발행했다. 태영건설은 300억 원, 신세계건설과 KCC건설은 200억 원씩 발행했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를 정책금융기관의 보증을 통해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이다. 주로 평균 신용등급 BBB의 중소·중견기업들이 지원을 받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기업 계열사들도 포함됐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부동산경기 침체와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도 P-CBO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시공능력평가 10위 내의 대우건설(A)과 롯데건설(A+), SK에코플랜트(A-)도 지난해 P-CBO를 발행한 바 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1000억 원, SK에코플랜트는 900억 원을 발행했다.

공모채 시장 접근이 가능한 건설사들이 P-CBO 발행에 나서면서 저신용의 중소·중견기업들의 몫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P-CBO는 발행 규모도 적어 건설사들이 직접 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P-CBO를 통해서는 건설사들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며 “P-CBO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자금난에 빠진 기업으로 낙인이 찍히거나 투자자와의 교류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공모채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대기업 계열사가 지원 대상에 포함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며, 중소·중견기업들을 위한 지원은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통상 3월부터 P-CBO를 발행하지만 지난달 앞당겨 발행했던 것은 자금조달에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함이었다”며 “지원 대상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건설업, 여신전문금융업 영위 기업으로 대기업 계열사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P-CBO는 기존대로 이달부터 계획돼 있어 대기업 계열사들이 들어온다고 해서 기존 중소·중견기업의 몫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도 시장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발행한 건설사들의 P-CBO 금리는 5.215~5.757% 수준이다. 비슷한 시기에 한신공영(BBB)이 발행한 1년 만기 500억 원 공모채의 금리는 9.5% 수준이었다. 지난달 태영건설이 발행한 2년 만기 1000억 원 규모의 사모채 금리도 7.8%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게 되면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차입을 늘려야 하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며 “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강으로 시장금리보다 좋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면 제도권 내에서 그런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대형건설사나 대기업 계열사는 P-CBO 지원 후보군에 없었지만, 최근 건설시장의 투자심리가 냉랭해지면서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며 “추가 지원이 있다면 P-CBO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건설사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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