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우리 해군의 최신형 호위함 2척 건조를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2일 방산·조선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올 상반기 울산급 배치-Ⅲ 5·6번함을 발주할 예정이다. 이는 3500톤(t)급으로, 5인치 함포·함대함 유도탄·근접방어무기체계 등을 장착할 전망이다.
길이는 130미터(m) 수준으로, 중저속 전기 추진 방식과 가스터빈 추진 엔진을 결합한 것도 특징이다.
'울산급 Batch-III' 조감도/사진=HD현대 제공
업계는 방사청이 기술평가 점수를 이전 보다 상향 조정하는 등 기술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우조선해양과 HD현대 중 한 곳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는 1번함 수주를 비롯한 트랙 레코드를 앞세워 수주를 노리고 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3년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을 감점 받은 것이 걸림돌로 꼽힌다.
2020년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직원 9명이 군사기밀 보호법 위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고, 이 중 8명이 카메라를 활용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1차 설계 검토 자료 △장보고3급 잠수함 개념설계 중간 추진현황 △KSS-1 잠수함 성능개량 프로젝트 전략을 회사 내부망에 올린 것을 들어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국내·외 특수선을 다수 건조했고, 한화그룹의 품에 안기면서 안정성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해양 사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다만, 양사의 기업결합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HD현대 쪽의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이번 심사는 미국·일본·중국·유럽연합(EU) 등 국내외 승인을 받아야 하며, 오는 18일 잠정 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EU와 공정거래위원회를 통과하면 완료된다.
일각에서는 HD현대가 양사의 결합을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외에서 잇따라 승인이 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통과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방사청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방산업체 매매 승인 의견을 전달한 것도 거론된다. 양사의 결합을 지지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7년 글로벌 방산 수출 4강 진입을 목표로 경쟁력 강화를 민·관이 추진하는 상황"이라며 "방산업계도 다른 분야처럼 경쟁을 통한 혁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