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조선업계에 친환경선박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당장은 LNG선박이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하며 조선업계의 친환경 바람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연료저장과 설계등에서 비용이 커지며 더 친환경적인 연료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암모니아와 메탄올 등 더 친환경적인 연료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왼쪽부터)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각사 제공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거제조선소 내에 암모니아 실증설비를 착공했다. 1300㎡(약 380평) 규모로 조성되는 이 설비는 암모니아 추진선의 실선화를 위한 것으로 성능평가와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게 된다.
독성물질로 불류되는 암모니아인 만큼 실증설비에는 실시간 누출감지와 경보시스템, 독성 중화장치, 4족 보행로봇 등을 활용해 장비상태를 검사하는 등 다양한 기술들이 시범 적용되고 있다.
K-조선도 지난 5월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식 MR(Medium Range) 탱커 개념설계에 대한 인증(AIP, 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했다. 특히 암모니아의 응력 부식 및 독성을 고려해 연료탱크 및 연료공급시스템을 '한국글로벌솔루션'과 공동 개발했으며 HAZID Workshop 수행을 통해 설계안전성을 검증했다.
5~6년 전만 하더라도 글로벌 선사들은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LNG이중연료 추진 선박을 선호했다. 선박의 연료인 벙커C유가 소모될 때 배출되는 황산화물의 배출이 적어 IMO환경규제에 맞출 수 있는 연료로 꼽혔기 때문이다.
나아가 LNG 추진선은 선박 연료비용 절감 효과도 월등했다. 하지만 LNG 추진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선박에 별도의 LNG 연료탱크를 장착해야 한다. 영하 163도 이하에서 액화되는 LNG 특성으로 인해 상당한 비용이 추가됐다.
이에 2~3년 전부터는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이 각광 받고 있다. 메탄올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별도의 가압이나 저온 처리가 필요 없다. 기존 디젤엔진과 기반시설을 개조하면 된다.
LNG보다 체적당 발열량은 낮지만 충분한 공급량과 탄소감축 효과가 뛰어나다. 이로 인해 글로벌 선사들은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선박을 발주가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미포조선이 지난 2016년 건조한 MR탱커에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처음 적용했다. 이후 대형 컨테이너선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적으로 발주된 선박에서 메탄올 이중추진 선박이 차지한 비중은 CGT 기준 48%이다. LNG(38%)를 제치고 전체 발주 선박의 절반에 육박했다.
올해 1분기 들어서는 전체 발주 선박의 62%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내연기관 추진 선박 비중은 8%까지 하락했다. 메탄올도 미래 친환경선박을 담보하는 대체연료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 머지않아 암모니아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제조·저장·수송이 용이하다. 그 뿐만 아니라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된다. 친환경시대 무탄소 선박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으며 관련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무탄소 연료라는 점에서 암모니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독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메탄올과 마찬가지다. 다만 기존 화석연료 대비 낮은 발열량과 높은 비용이라는 단점은 존재한다.
이에 조선업계에서도 수소를 비롯한 다양한 친환경연료를 활용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LNG·수소 '혼소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LNG·수소 혼소엔진은 디젤연료와 LNG·수소 혼합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해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등의 각종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인 친환경 엔진이다. 이는 수소엔진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HD현대중공업은 개열사를 통해 풍력보조 추친체계에 관한 기본설계 인증(AIP)을 획득했고 나아가 △액화이산화탄소(LCO2) △암모니아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함께 운반할 수 있는 2만2000㎥급 다목적 가스운반선과 3세대 메탄올 저인화점 연료공급 시스템(LFSS) 등에 관한 기본설계인증도 획득하며 친환경선박 기술력 확보에 노력 중이다.
이런 국내 조선업계 노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실선 적용 시기는 아직 예상하기 어려우나 암모니아가 현재 메탄올의 자리를 대체할 것은 분명하고 더 강화된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 친환경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