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다른 호실들과 비교해 보니 아무래도 우리 집이 '똥방'으로 사용된 것 같아요. 2년이 넘는 공사 기간 동안 많은 근로자들이 우리 집 화장실에서 대소변을 봤다고 생각하니 한숨만 나옵니다."
GS건설이 시공해 최근 입주를 시작한 A오피스텔의 세대 내 화장실에서 다수의 사용 흔적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초 사전점검에서 발견된 사용 흔적들이 2차, 3차 재방문에서 오히려 더 심해졌다는 주장이다. GS건설의 미흡한 현장 관리와 하자 대응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GS건설이 시공한 A오피스텔 세대 내 화장실 변기. 사용하지 못하도록 설치한 임시 커버가 접혀 있고 내부에서 이물질(빨간원)이 발견됐다./사진=입주예정자 제공
해당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B씨가 처음 문제를 발견한 것은 지난달 사전점검에서다. 당시 B씨는 화장실 세면대와 샤워부스에서 머리카락과 얼룩 등 사용 흔적을 발견했다.
지난 11일 두번째로 오피스텔을 찾은 B씨는 변기에서 또 다른 특이사항을 발견했다. 사전점검 당시 사용을 막기 위해 덮여 있던 임시 커버가 절반 가량 접혀 있고 그 안에서 인분으로 의심되는 이물질들이 확인된 것이다. B씨가 GS건설 관계자와 함께 다른 호실의 화장실을 확인한 결과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B씨는 지난 18일 다시 한번 오피스텔을 방문했다. 현관에는 '청소 완료 세대, 신발을 벗어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화장실 사용 흔적은 그대로였고, 거실 천장에서는 2차 방문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손자국들이 추가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B씨는 "2차 방문에서 변기 이물질 등 사용 흔적에 대한 시정을 요청했고 GS건설도 조치를 약속했지만 (3차 방문에서) 상태는 더 악화돼 있었다"며 "현장 상황이 열악한 초기 공사 현장도 아니고 입주를 시작해 엘리베이터도 정상 운행되는 상황에서 왜 굳이 세대 내 시설을 사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전점검 당시 변기(왼쪽)와 2차·3차 재방문 당시 변기 모습(오른쪽)./사진=입주예정자 제공
이른 바 '똥방' 논란에 대해 GS건설은 방침상 현장 근로자들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근로자들이 지침을 지키지 않고 세대 내 변기 등 시설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해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장 근로자들에게는 건물 외부 마련한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교육하고 있지만 수많은 근로자를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대 내 시설의 오염이) 너무 심하면 입주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닦아드리거나 교체를 해드린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은 GS건설의 미흡한 현장 관리 감독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대 내 시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것은 공사 현장 관리 감독의 주체인 시공사 GS건설의 책임이라는 지적이다.
천장에 손자국(빨간원)이 선명하게 나 있다./사진=입주예정자 제공
또 다른 입주예정자 C씨는 "현장 근로자들이 세대 내 시설을 이용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관리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다양한 하자 문제들도 결국 부실한 현장 관리 감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GS건설이 시공하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이지, 현장 근로자들이 공사 기간 동안 마음대로 사용한 중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게 아니다"면서 "입주민 항의 시 변기를 교체해 주는 것을 보완 시스템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지 못한, 미흡한 현장 관리 실태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GS건설은 지난해에도 시공사로 참여한 아파트 공사 현장 내부에서 인분이 발견돼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GS건설 측은 "지속적인 근로자 교육과 철저한 현장 관리를 통해 해당 문제가 또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