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우리종합금융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유증으로 중형 증권사 수준의 자본력을 갖춘 우리종금은 내년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우리금융이 ‘어떤 증권사’를 인수할 것인지로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우리종합금융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사진=김상문 기자
18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이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 결의안 통과로 우리종합금융 자기자본은 1조1000억원을 넘기게 됐다. 어느새 중형 증권사 규모의 자본력을 갖춘 셈이다.
증권업계는 우리금융의 이번 결정을 일종의 ‘포석’으로 보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 중에서 유일하게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이 새해엔 반드시 증권사 인수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내년 초 우리종금 사옥이 서울 중구 소공로에서 여의도 증권가로 옮겨간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김응철 우리종합금융 대표 역시 이번 유증에 대해 영업한도 확대, 규제비율 안정성 확보 등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약”이라고 자평하면서 “앞으로 단계적 자본확충을 지속 추진하면서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과 시스템 등을 확충해 우리금융그룹 내 ‘딜 프로바이더(Deal Provider)’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언급했을 정도로 계열사 다각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종합금융은 지난 8월 우리금융그룹의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고, 시장의 예상을 깨고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다 지난달 중단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전반적인 상황은 우리금융에 썩 좋다고만은 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우선 지난 3분기 우리금융 실적은 역성장했다. 질적 측면에서도 은행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 수익구조가 계속 나빠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실적을 발표한 콘퍼런스콜에서도 우리금융 측은 “저축은행·증권·보험사 등 적당한 매물이 있다면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등 계열사 인수를 통한 도약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적당한 매물이 없다는 사실이 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중에도 다양한 증권사들이 매물 후보로 거론되며 시장을 들썩이게 했지만, 그때마다 해당 증권사들은 정색하며 선을 긋는 과정에 반복됐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종금에 대해 “이미 우리종합금융은 국내 유일의 종금사(종합금융회사)로서 증권중개를 제외한 증권사 업무를 다 소화하고 있다”면서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우리종금과 합병시키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