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고금리·고물가·고환율 3高(고) 경제위기가 이어지면서 수입 대비 고가의 차를 구매하는 카푸어(Car Poor)족이 급감하고 있다. 카푸어란 주거지는 비교적 열악한데 고급차를 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한 때는 카푸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무리해서 수입차를 구매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카푸어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소득이 줄어든 데 반해 고금리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의 수입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5만8661대) 대비 17.9% 감소한 4만8178대다. 전체 수입차 등록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7.8%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 20% 이하로 떨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뉴 CLE 카브리올레'./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20대의 신차 등록 대수는 2020년 9667대에서 2021년 1만240대로 증가했다가 2022년 9783대로 줄었고, 2023년에는 7435대로 급감했다. 신차 등록 대수 비중은 2020년 3.52%에서 2023년 2.74%로 감소했다.
'수입차시장 큰손' 30대의 구매량도 하락세다. 30대의 2020년 수입 신차 등록 대수는 5만5859대로 점유율은 20.32%에 달했다. 하지만 2021년 5만2341대, 2022년 4만8878대, 2023년 4만743대로 꾸준히 감소했다. 30대의 신차 등록 대수 비중은 2020년 20.3%에서 2023년 15.0%로 3년 새 5.3%포인트 급감했다.
젊은 층의 수입차 구매가 줄어든 것은 경제불황이 이어지면서 현금이 아닌 할부를 이용하는 젊은 층에게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수입차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차 모델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줬다.
반면 50~60대의 구매량은 늘어나고 있다. 50대의 2020년 수입 신차 등록 대수는 3만5102대로 집계됐다. 2021년 3만5468대, 2022년 3만6714대, 2023년 3만8738대로 꾸준히 증가세다. 60대의 경우도 2020년 1만4941대, 2021년 1만,866대, 2022년 1만6257대, 2023년 1만7328대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젊은 층의 구매력이 떨어진 것은 소득 수준과도 무관치 않다. 소득이 줄어든 데 반해 고금리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2021년 기간 20대 이하 가구주의 가구소득은 감소했고, 부채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가구소득이 2018년 4567만 원에서 2021년 5022만 원으로 증가한 반면 20대 이하는 같은 기간 3363만 원에서 3114만 원으로 7.4% 감소했다.
2018년 대비 2022년 부채보유액 증가율은 20대 이하와 30대에서 두드러졌는데 특히 20대 이하의 2018년 대비 2022년 부채보유액 증가율은 93.5%다. 30대는 2018년 8088만 원에서 2022년 1억1307만 원으로 증가해 40대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젊은 세대는 차를 구입할 때 100% 현금이 아닌 과반 정도를 할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리가 높으니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큰 20~30대의 구매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반면에 40~50대는 실질적으로 현금의 보유량이 많고 비교적 수입원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고금리 영향 덜 받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