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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GS·롯데 오너 3·4세 사내이사진 합류…"후계 기반 다진다"

2024-03-20 11:32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재계 주요그룹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오너가 3·4세를 그룹 계열사 사내이사로 등재하며 승계 기반 마련에 나섰다.

승계 기초 작업을 미리 진행해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고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이규호 부회장이 오는 28일 정기 주총에서 ㈜코오롱·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글로벌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이 부회장은 현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내이사도 맡고 있어 주총이 끝나면 사내이사만 4개를 겸임하게 된다.

이번 주총이 끝나면 지주사뿐 아니라 계열사 이사회 전반에 참여할 권한을 갖게 돼 그룹 내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사회 구성원이 되는 만큼 각 계열사의 미래 신사업 발굴은 물론 그룹의 방향을 계획하는 일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2022년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분할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가 1년 후인 지난해 부회장 승진과 함께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GS그룹도 오너가 4세를 올해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영향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GS건설은 오는 29일 정기 주총을 열고 허윤홍 GS건설 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허 사장은 주총 뒤 이사회를 거쳐 GS건설 대표이사에 오른다. 허 사장은 지난해 11월 GS그룹 임원인사에서 GS건설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증손자(4세)이자 허창수 GS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 사장은 1979년생으로,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다양한 사업과 경영관리 경험을 쌓았다. 2019년부터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아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다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허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GS그룹 승계와 관련돼 있다.

GS그룹은 전통적으로 장자 승계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가족회의를 통해 총수를 정한다. 자체 기준을 가지고 경영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허 사장은 GS 일가 장손인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 부사장 등과 함께 차기 GS그룹 후계자 중 하나로 유력한 인물이다. 이들 모두 창업주의 증손자들이다.

허 사장은 GS건설 사장 취임을 시작으로 경영에 전면에 나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GS건설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향후 그룹 대권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그룹 회장직을 순환하는 전통이 있어 그룹 미래를 위한 토양 다지기로 해석할 수 있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전략 실장(전무)./사진=롯데지주 제공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전략 실장(전무)도 이달 초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로써 그룹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활동을 펼치게 된다. 

신 전무는 2022년 말 롯데케미칼 기초 소재 부문 상무에 오른 지 1년 만인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다.

이번 사내이사 선임을 계기로 롯데그룹은 신 전무로의 3세 승계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신 전무는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손자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한편, 주요 그룹은 최근 몇 년간 오너가 3·4세가 잇따라 사내이사에 오르며 승계 밑작업이 한창이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구동휘 LS MnM 부사장,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앞으로 자신이 속한 그룹을 이끌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오너가 3·4세 시대는 외아들인 경우가 많아 비교적 젊은 나이에 경영 일선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해외 경험 등을 강점으로 미래 신사업 발굴 등에 적극 참여해 리더십을 쌓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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