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남북 공동 유해발굴을 위해 조성한 비무장지대(DMZ) 전술도로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경의선, 동해선에 이어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에까지 지뢰를 매설해 남북을 잇는 3개 도로 모두가 단절된 것이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인근 비무장지대(DMZ) 내 전술도로에 지뢰를 매설했다.
이는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남북 공동 유해발굴을 목적으로 조성된 도로이며, 작업 당시 남북 군인들이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만나 악수하는 사진이 찍히기도 한 곳이다.
앞서 북한은 2004년에 개통된 경의선 육로, 2005년 개통한 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모습이 지난 1월 포착된 바 있다.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의 가로등 수십 개를 철거하는 장면도 이달 군이 확인했다. 경의선,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 등 남북 간 연결된 3개 도로 모두에 지뢰를 매설한 것이다.
경의선 도로는 개성공단으로 오가는 남북 간 유일한 통로였지만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남측 인원들이 모두 철수한 이후 이용되지 않았다. 동해선 도로는 금강산 관광객들과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위해 이용했던 도로이다.
2018년 당시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 본 개성공단./연합뉴스
북한이 지금은 이용하지 않고 있는 도로에 지뢰까지 매설한 것은 ‘대남 시위용’으로 보인다. 남북 간 교류 단절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이행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북남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경의선의 우리측 구간을 회복 불가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놓는 것을 비롯하여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해 말 사실상 9.19 군사합의를 전면 파기 선언했고 군사적 복원 조치를 했다”면서 “이에 우리 군은 필요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측의 필요 조치가 비례적 대응인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이 공보실장은 “비례적 대응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우리군이 10개 GP에 대한 복원을 시작했고, 앞서 대통령실에서 최첨단 GP로 복원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이 공보실장은 “우리측 GP 정상화와 관련해 유엔사와 긴밀히 협조해 조치 중이고, 세부 내용은 장병 안전과 관련하여서 공개해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