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13년 만에 일제히 흑자를 기록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암모니아(VLAC) 운반선, 친환경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치 선박 판매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안정적인 수주를 바탕으로 수주잔고를 늘려가고 있어 당분간 호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5156억 원, 영업이익 역시 160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3.9% 늘었고 영업적자 190억 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2021년 이후 국제적인 물동량 증가에 따른 컨테이너선 대량 발주와 액화천연가스(LNG)와 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고부가치 선박 위주 수주 전략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면서 수익성 회복을 견인한 것이다.
한화오션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연결기준) 2조2836억 원의 매출과 5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 58.6%,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상선·특수선·해양 등 3대 사업 부문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상선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졌다.
삼성중공업의 경우에는 지난해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올해도 이어가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연결기준) 삼성중공업은 매출 2조3478억 원, 영업이익 779억 원을 기록했는데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46.3%, 297.4%나 증가했다.
이들 조선 3사 모두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신규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에만 올해 전체 수주목표 135억 달러 중 73%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1분기 38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97억 달러)의 39%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이달 현재 LNG운반선 1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 등 총 17척에 걸쳐 약 33억9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주잔고도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불어났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2020년 22조8335억 원, 2021년 37조2383억 원, 2022년 56조2306억 원, 지난해 67조2813억 원 등으로 지속해서 증가추세를 보였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잔고가 전년보다 다소 줄었다. 그러나 2020년과 비교해서는 한화오션 196.95%, 삼중공업 136.54% 늘었다. 매출을 고려할 때 한화오션은 3.46년, 삼성중공업은 3.57년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 3사는 2020년 이전 저가 수주했던 물량을 털어냈고 그 이후 선별 수주했던 물량을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인식되는 시점을 맞이했다"며 "노후선박 교체와 친환경 수요가 꾸준해 추가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조선 가격이 역사상 최고점에 근접하고 있는 데다 국제 유가와 환율 등 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며 "국내산 후판 가격이 최대 변수기는 하나 중국산을 도입하는 등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