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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 흐름 본격화 해운업계, 준비 문제 없을까

2024-05-01 15:29 | 성동규 기자 | dongkuri@mediapen.com
[미디어펜=성동규 기자]해상 환경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됨에 따라 국내 해운사들이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해운업의 특성상 탈탄소화가 어려운 산업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해운사의 대비태세에 눈길이 쏠린다. 

HMM의 컨테이너선이 싱가포르 항구에서 급유를 받고 있다./사진=HMM 제공



1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다양한 오염물질 감축을 위해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020년 이후 황산화물(SOx) 함유량 기준을 크게 낮추어 시행하고 있다.

2021년 IMO가 개정한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운항 중인 모든 선박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고려해야 한다. 총톤수 400GT 이상의 국제항해선박은 선박에너지효율지수(EXXI), 탄소집약도지수(CII) 기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또 IMO는 지난해 7월 8일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0차 회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2050년까지 100%(200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 대비) 감축하는 목표를 채택했다. 2030년까지 20~30%, 2040년까지 70~80%까지 줄여간다는 중간 목표도 제시했다. 

선박의 평균 수명과 비용적인 측면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운항 중인 온실가스 배출 선박을 2050년까지 모두 퇴선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운업 생태계 대변혁의 여파를 고스란히 해운사들이 떠안게 된 셈이다.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국내 해운사들은 환경규제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HMM은 2019년 글로벌 선사 중 두 번째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했다. 이듬해인 2020년 국내 최초로 선박종합상황실을 구축했다.

선박종합상황실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선박의 운항 효율을 분석, 개선안을 도출해 온실가스를 줄여왔다. 실제로 HMM은 지난해 진행한 분석 결과 컨테이너 운송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컨테이너 1TEU(6미터 길이 컨테이너 1개)를 1km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2010년 기준 68.7g이었는데 2021년 29.05g으로 57.7% 감축했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선복량은 33만7407 TEU에서 75만5209 TEU로 2배 이상 늘었음에도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HMM은 지난해 9월 부산신항에서 GS칼텍스에서 공급한 바이오선박유인 'B30 Bio Marine Fuel'을 급유받은 64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타코마호'로 국내 최초로 바이오선박유 시범 운항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HMM은 상하이국제항만그룹과 상해항 친환경 연료 벙커링 업무협약을 체결, 부산과 싱가포르에 이어 중국에서도 친환경 연료 공급망을 확대했다. 이 밖에 다양한 친환경 연료 사용을 통해 IMO 규제 이행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팬오션은 친환경 설비 투자와 연구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워둔 상태다. 2021년 10월 포스에스엠, 한국조선해양, 포스코, 한국선급, 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 등의 기업 및 기관과 '차세대 친환경 스마트 벌크선박 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수소, 메탄올, 에탄올 등 친환경 차세대 대체연료 활용 방안을 연구하고 선박 온실가스 배출을 7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팬오션은 오는 2030년 탄소제로 선박 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기존 탄소배출 선박 10척을 매각하고 탄소배출 선박에 대한 발주를 중단하는 한편 탄소제로 선박 6척을 도입한다. 내년까지 21억4400만 달러(약 3조 원)를 투자해 LNG선 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KSS해운과 SK해운의 경우에는 황산화물 규제에 대해 스크러버 설치를 진행한 다는 것 외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스크러버는 선박의 연료에서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들은 황산화물 함유량이 높은 고유황유(HSFO)를 사용해도 오염물질 배출을 막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친환경 선박 연료인 저유황유(LSFO)으로 대체해야 하나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 비용 효율성을 무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희소식은 지난해 말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해운산업 위기대응펀드'로 두 해운사에서 발행한 녹색채권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이를 통해 친환경 선박 건조와 운영, 친환경 연료 전환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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