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앞으로 가공식품이나 잡화 및 생활용품 등 제조업자들은 용량 등 변경 시 이를 3개월 이상 고지해야 한다. 변경사항을 알리지 않는 경우, 소비자기본법 제86조에 따라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제품의 용량이 줄어들어 실질 가격이 상승했다는 안내문./사진=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기본법' 제12조 제2항에 근거한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를 이 같은 내용으로 개정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행정예고한 바 있다.
이번 고시 개정은 기업들이 상품 용량·규격·중량·개수 등을 축소하고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아 소비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실질적 가격 인상을 부담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됐다. 즉 기존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품 크기나 수량 등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는 판매 방식을 의미하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막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물품을 제조하는 사업자(주문자 상표 부착 또는 제조업자 개발 생산 상품에 대해서는 그 주문자)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 등을 축소하는 행위를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로 지정했다.
또한 단위 가격 표시 의무 품목과 한국소비자원 및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가격 조사 대상 품목 등을 참고해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을 용량 등 변경 사실을 고지해야 하는 대상으로 선정했다.
대상으로 선정된 상품 제조업자들은 용량 등 축소 시 변경된 날로부터 3개월 이상 포장 등에 표시하거나 제조사 홈페이지에 게시 또는 제품 판매 장소(온라인 판매 페이지 포함)에 게시 중 한 가지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이를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반하면 소비자기본법 제86조에 따라 1차 위반 시 과태료 500만 원, 2차 위반 시 1000만 원 등을 부과해야 한다.
단, 용량 축소 시 가격을 함께 낮춰 단위 가격(출고 가격 기준)이 변하지 않거나, 용량 등 변동 비율이 5% 이하인 경우에는 고지를 제외할 수 있다.
공정위는 사업자들이 개정된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할 계획이며, 개정 고시는 사업자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발령일로부터 3개월 후인 8월 3일부터 시행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제조사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소비자들이 온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욱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더 인정받는 거래 문화가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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