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더워도 거래처 가서 마늘이라도 까야 한다. 1등 기업이니까.”
김현진 하이트진로 영업부문 상무의 말이다. 그는 이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 첫발을 떼고 29년이 지난 현재까지 거래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다.
그래서 주류기업의 영업부문은 핵심부서에 속한다. 이들은 자사 제품을 매대에 넣겠다는 일념 하나로 연차불문, 발로 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5월29일 하이트진로 미디어 데이에서 김현진 영업부문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지난 달 29일 서울 송파구 ‘깐부치킨’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100주년 미디어간담회’에서 김현진 상무를 만났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10년 간 끈질긴 영업 끝에 소주 전국 제패의 마지막 퍼즐이라 불리던 ‘부산 지역 1위’를 달성했다.
김 상무는 “영업이 무엇이냐 하면,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정의를 하자면 판매도 매출도 아닌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경쟁’”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생산한 제품은 1차 거래처(도매사·벤더·특수거래처)와 2차 거래처(일반 업소·대형마트·호텔 등)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1차 거래처(도매영업)는 주문 및 출고, 재고 관리, 대금회수, 계약 업소 관리 파트너십 관리로 이뤄진다. 2차 거래처(특판영업)는 제품 사입, 진열율 개선, 거래처 개척, 홍보물 부착 등 소비자 관리에 힘쓴다.
거래처에 따라 하는 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으로 이뤄진다는 사실만은 같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곧 영업이라는 얘기다.
지난 5월29일 하이트진로 100주년 미디어 데이에 설치된 포토존/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이날 행사 장소인 깐부치킨 역시 거래처와 소비자 마음을 움직여 동반성장한 사례다.
최초의 깐부치킨은 2006년 용인시 성복동에 13.2㎡(4평) 규모의 컨테이너로 시작했다. 하이트진로는 깐부치킨의 성공 가능성을 알아보고 초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이후 18년간 ‘깐부(친구)’로서의 동행을 이어갔다. 현재 깐부치킨은 해외 진출 및 175개의 가맹점을 가진 대형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브랜드가 크기 전 ‘가능성’을 먼저 알아봐준 하이트진로에게 거래처들의 마음은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봉구비어’도 부산 1호점 당시 하이트진로가 발굴해 수도권으로의 진출을 지원했다. 이후 봉구비어는 최단기간 100호 가맹점을 돌파했다. 봉구비어의 인기로 하이트진로 맥스 크림 생맥주가 부흥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김현진 상무는 “기존 프랜차이즈 영업방식을 뒤집어 우리가 신규 업체 발굴에 나선 것”이라며 “소비자와 업소, 그 상권까지 함께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한번 맺은 인연은 절대 끈을 놓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29일 하이트진로 미디어 데이에서 공개한 과거 영업사원 교육 현장. 하이트진로는 국내 최초로 주류업계에 영업 방식을 도입했다./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의 영업은 ‘국내 최초’로 유서가 깊다. 1958년 당시 업계 처음으로 거래처를 초청해 야유회를 열었다. 직접 업소에 들어가 포스터를 붙이고 종업원과 관계 관리를 하는 최초의 ‘특판영업’도 하이트진로다. 진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주류업계 첫 특판영업을 시작했다. 2010년 업계 최초의 특판영업 전문조직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영업 현장 품질관리도 최초다. 1995년 하이트 맥주 라벨 온도계 부착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는 오래된 맥주를 신선한 맥주로 교환해주는 ‘FRESH365’ 캠페인을 시작했다. 알루미늄 생맥주 통을 도입과 생맥주 품질관리 서비스인 ‘청정CARE 서비스’도 하이트진로가 처음이다.
김 상무는 “영업은 제품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매개 역할이다. 지리산, 울릉도는 물론 강화도 섬 끄트머리를 가도 ‘참이슬’을 볼 수 있다. 이것이 하이트진로의 영업력”이라고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