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22대 국회가 5일 개원하며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국회는 이날 5선의 우원식 의원을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야권의 일방적인 본회의 진행에 반발하며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 불참해 '반쪽짜리 개원'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우 의원을 2년 임기의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새로 선출했다. 우 의원은 재석 의원 192명 중 190명의 지지를 얻었다. 이와 함께 4선의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재석 의원 188명 중 187명의 지지를 얻어 22대 전반기 국회부의장에 선출됐다.
6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임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2024.6.5/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우 신임 의장은 당선인사에서 "국민의 생업을 안정시키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고, 그래서 정치는 힘이 약한 사람들의 가장 강한 무기가 되어야 한다"며 "동료 의원들과 함께 국민과 손잡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특히 우 신임 의장은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채상병특검법 등 14건의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우 신임 의장은 "국회가 의결한 법률이 헌법에 위반하거나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를 제약하는 등의 사유가 아니라면 재의요구권 행사는 신중해야 한다"며 "국민의 기본권을 해치는 재의요구권 행사는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헌법을 이탈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막판 원구성 협상이 진행됐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후 여당 의원들은 본회의에 집단 불참하며 의장단 선출에 나서지 않았고 대신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에 모여 민주당의 일방적인 의사 진행에 항의하며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와 함께 자당 몫의 국회부의장 후보 또한 내지 않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장단 선출 전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후 곧바로 본회의장을 떠나 규탄대회에 합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6월 5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민주당 등 야권의 일방적인 본회의 진행에 항의하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2024.6.5/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추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국민의힘은) 오늘(5일) 회의 개최와 국회의장단 선출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한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국회를 운영하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이러한 명령에 부응해야 한다. 여야 경쟁 속에서도 협치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원구성부터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면 여야 협치는 존립 근거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박성준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추 원내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민들은) 가장 어려운 민생 회복에 앞장서라고 하는 얘기들을 누누이 해왔다"며 "이번 22대 국회는 변화의 물결에 맞게 새롭게 원구성도 하고 국회법 절차를 지키자라는 이야기를 해왔던 것"이라고 역설했다.
우 신임 의장은 여야의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남은 기간 밤샘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기한인 6월 7일 자정(밤 12시)까지 상임위 선임안을 제출해달라"며 "필요하다면 국회의장도 함께 밤샘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민주당의 편을 들어주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21대 전반기 국회 원구성 과정에서도 법제사법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두고 민주당과 갈등을 좁히지 못하며 약 1년3개월 동안 자당 몫의 부의장 후보 추천을 거부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직을 자당이 가져가기로 하는 등 민주당과의 원구성 협상을 매듭지으며 지난 2021년 8월31일 본회의에서 정진석 당시 의원이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이 때문에 원구성 협상이 지연될수록 21대 국회 전반기 당시 모습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다만 여야 원내대표는 계속 원구성 협의를 위한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해 양측이 막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