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라인야후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네이버가 단기적인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분 매각이 적어도 올해나 내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네이버가 어떤 전략을 취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라인야후 모회사 A홀딩스 지분 변화와 관련 "단기적으로 매각 계획이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확답을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라인야후와 네이버 양사간의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분 매각 시한을 7월1일로 정했지만,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라인야후도 지난 1일 일본 총무성에 제출한 개인정보유출관련 행정 답변을 통해 "단기적으로 자본 이동이 불가능 한 상황"이라고 했다.
네이버가 협상 기간을 오래 가져가는 것은 유리한 입장을 가져가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는 네이버가 경영권을 뺏기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확보한 시간을 통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가장융합대학 학장은 정부의 간섭 확대를 요구하면서 올해 국정감사 때 정부가 네이버에 힘을 실어준다면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 교수는 "정부의 지원사격을 통해 네이버가 힘을 받을 수 있다면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매각을 안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매각을 하게 되더라도 최상위 가격에서 매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단기적으로 매각 계획이 없다 밝힌 만큼 이번 사태보다는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네이버의 기업 가치는 지난해 대비 감소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24만1500원이었던 네이버의 주가는 지난 2일 15만9600원까지 떨어지며 약 34% 감소했다.
학계는 네이버가 라인야후 관련 정상화 작업을 거친 후, 기업가치 제고를 진행한다면 매각 가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네이버 측에서는 매각을 서두르지 않고 기업 정상화에 집중해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할 것"이라며 "만약 중장기적으로 매각 가격이 높아진다면 소프트뱅크 측에서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일단 네이버는 공식적으로 소프트뱅크와의 대화를 통해 지분매각 관련 상황을 해결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최수연 대표는 "한일 기업 간 협력에 좋은 사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 "민간 자율적 판단의 기회가 마련됐으면 한다"며 이번 사태가 정치 문제로 번지지 말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