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식시장 초미의 관심사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유예 문제가 계속 화제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들어 ‘유예’ 쪽으로 급선회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역시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구자료에서 금투세 ‘폐지’ 의견을 피력했다. 업계에선 정부가 이달 중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 보다 뚜렷한 정책 방향성이 잡힐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내 주식시장 초미의 관심사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유예 문제가 계속 화제다./사진=김상문 기자
22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세법 개정안 내용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가장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지점은 상속세 일괄공제 한도를 높이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종합부동산세 완화, 기회발전특구 세제특혜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의 시선은 조금 다른 곳에 머무른다. 금투세 폐지 문제가 가장 큰 화두다. 금투세는 주식·펀드·채권·파생상품 등을 거래해 발생하는 소득이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초과분에 20% 이상 세율을 적용한다. ‘일정 금액’의 기준은 주식의 경우 거둔 연간 수익 5000만원 이상, 기타 금융상품의 경우 연간 250만원 이상이다.
금투세가 시행될 경우 ‘큰손’들이 대거 주식을 매도해 시장 전반의 수급이 교란될 것이라는 우려가 짙다. 이미 코스닥 시장에선 그 여파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기획재정부는 금투세 폐지 의견을 명확히 밝히고 있는 모습이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제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 토론회에서 “금투세 시행은 우리 자본시장의 추가적인 수요 제약 요인”이라며 “투자자 이탈, 증시 침체 등 부작용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이미 금투세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지만 관건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강행 의지를 나타냈던 민주당 내부에서도 금투세 유예에 대한 여론이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 그 중심엔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 개최된 한 토론회 자리에서 “종부세든, 금투세든 논쟁의 대상이기 때문에 마치 신성불가침 의제처럼 무조건 수호하자는 것은 옳지 않은 태도”라며 “실용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맥락에서의 실용이란 유예 혹은 폐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인사청문회를 하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역시 금투세 폐지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금투세 관련 이슈가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구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금투세에 대해 “국가 간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투자자의 세 부담을 높여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자금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투세 관련 논란에 대해 “일부 증권사들은 이미 금투세 원천징수 시스템 개발에 돌입해 있는데,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방향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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