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근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서 철강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판매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 원가 하락에 따른 고객사의 가격 인하 요구까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 철광석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가격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97달러로 한 달 전에 비해 6% 하락했다. 이달 16일에는 톤당 91.9달러로 올해 들어 최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 평균 가격은 톤당 98.24달러를 보였다. 철광석 월 평균 가격이 톤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2년 11월 이후로 처음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이처럼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수요 감소 때문이다.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에서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철강재 수요가 줄었고 자연스럽게 철광석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반면 브라질과 호주 등 주요 광산업체들은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생산을 줄이지 않았고, 철광석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서 철강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철광석은 철강재를 생산하는 주요 원자재로 꼽힌다. 통상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생산원가도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된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최근 수요 부진에 시달리면서 원가 하락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 고객사의 가격 인하 요구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판매가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가격 하락이 나타난다면 철강업계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 업황이 좋을 때에는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가격을 버티면서 판매할 수 있다”며 “철광석의 경우 생산에 투입하기까지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요 고객사인 조선업계와 자동차업계와의 가격 협상에서도 가격 하락 가능성도 높아졌다.
철강업계는 조선·자동차업계와 연간 두 차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가격 협상 시에 철광석 가격이 가격 등락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올해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협상 중인데 철광석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되면 조선업계의 가격 인하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하락이 이뤄진 만큼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자동차업계와의 가격 협상 역시 원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하반기 가격 인하가 예상된다.
철광석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현지에서는 철광석 재고가 평소보다 많은 양이 쌓여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톤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 가격 인상이 필요한데 철광석 가격이 더 떨어지면 버티기 힘들 수 있다”며 “하반기 실적도 향후 철광석 가격 향방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