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론 잔액이 매달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면서 카드사들의 리스크 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카드론은 금리가 높아 카드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나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주이용층인 중저신용자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전월 말 40조6059억원보다 1.53% 증가했다.
카드론을 받아놓고 갚지 못해 다시 카드론을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8510억원으로 전월 말 1조7869억원보다 3.6% 증가했다. 1년 전 1조4361억원과 비교하면 29%나 늘었다.
카드론보다 대출 기간은 짧지만 금리는 더 높은 현금서비스도 전달과 비교해 증가했다. 지난달 말 기준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7001억원으로 전월 말 6216억원보다 1.19% 늘었다.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의 원리금 상환 여력이 악화하자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대출 문턱을 높여 건전성 관리에 나선데다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부터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와 연체율 악화 등의 영향으로 대출영업을 축소하고 있어 카드론으로 몰린 것이다.
카드론은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으나 평균금리가 연 10%대로 높아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한다. 또 카드론 이용자 중에는 중저신용자 또는 다중채무자가 많아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4.47%로 나타났다. 전월(14.27%)과 비교해 0.2%포인트 올랐다.
카드사별로 보면 우리카드가 15.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카드 14.89%, 롯데카드 14.82%, 신한카드 14.12%, KB국민카드 14.07%, 하나카드 13.94%, 현대카드 13.6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론 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상승하면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가 지속해서 내려가면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자 카드론 등 대출영업을 확대해 수익성 악화를 만회해왔으나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7개 전업 카드사의 올 2분기 말 대환대출을 포함한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실질연체율) 평균은 1.75%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1.53%보다 0.22%포인트(p) 오른 수준이다.
우리카드가 2.41%로 가장 높았으며,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도 각각 2.13%, 2.1%로 2% 초반대를 기록했다. 롯데카드도 1.8%로 2%에 근접했다.
통상 카드사는 연체율이 2%대에 가까워지면 위험수준으로 여겨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갈 곳을 잃은 대출수요가 카드론에 쏠리고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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