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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염불된 당국 내부통제 지침…금융권 8월까지 금융사고 1337억

2024-10-10 11:10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권에서 매년 1000억원대 이상의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에는 8개월 간 약 130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는데, 주로 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비롯됐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자체 내부통제 기준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국내 금융업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6617억원, 463건에 달한다. 

금융권에서 매년 1000억원대 이상의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에는 8개월 간 약 130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는데, 주로 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비롯됐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자체 내부통제 기준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936억원(89건), 2019년 424억원(60건), 2020년 282억원(74건), 2021년 728억원(60건), 2022년 1488억원(60건), 2023년 1422억원(62건) 등이었다. 올해 발생한 금융사고는 지난 8월 말까지 1337억원(58건)으로 집계됐는데, 연말께 2022년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종합적으로 놓고 보면 사고건수가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한 반면, 액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크게 불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고 건당 평균 피해액을 따지면 2018년 11억원, 2019년 7억원, 2020년 4억원, 2021년 12억원, 2022년 25억원, 2023년 23억원, 2024년 23억원 등이다. 약 7개년 간 발생한 전체 사고를 총괄하면 건당 14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피해액의 경우 업무상 배임이 2172억원(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기 2023억원(152건), 횡령·유용 1962억원(216건), 도난·피탈 8억원(14건) 순이다.

업권 중에서는 은행이 4097억원(264건)으로 가장 컸는데, 피해액 기준으로 약 61.9%를 점유했다. 이어 증권 1113억원(47건), 저축은행 648억원(47건), 손해보험 458억원(49건), 카드 230억원(16건), 생명보험 71억원(40건) 순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은행에서는 우리은행이 1421억원(30건)으로 사고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고, KB국민은행이 683억원(36건), BNK경남은행이 602억원(6건)으로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이 대규모 금융사고를 의식해 지난 7월부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책무구조도'를 도입했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주요 업무별 최종책임자를 특정해 내부통제에 대한 임원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금융지주사와 은행은 내년 1월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하는데, 시중은행 중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곳은 신한은행에 불과하다.

강 의원은 "금융업권 전반에 걸친 천문학적 수준의 금융사고 발생은 임직원의 준법의식 취약과 내부통제 미작동에 따른 것"이라며 "이는 금융업권 신뢰도 저하 뿐만 아니라 그 빈도와 피해 규모 증가 시, 불필요한 시장 불안이 발생해 우량기관 및 실물경제로의 리스크 전이 등의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금융사고 관련 사고자뿐만 아니라 관계자에 대한 처벌 수위도 대폭 강화하도록 지도하고, 금융업권별로 발생하고 있는 금융사고 분석을 통해 맞춤형 대책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회 정무위는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기업은행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주·은행 중심으로 터진 금융사고, 부당대출 관련 이슈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각각 국감장 증인으로 나선다. 

임 회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 관련 책임론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질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올해 1월 친인척이 우리은행 대출이 막히자 우리은행 출신 계열사 임직원이 저축은행, 캐피탈을 통해 대출을 내줬다. 처남 회사에 재취업한 우리은행 출신 직원이 연결고리다.

이 행장도 농협은행발 금융사고와 관련한 질의를 받을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올해만 4건(배임 3건, 부당대출 1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중 100억원대에 달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아울러 농협중앙회-NH농협금융지주-은행 간 지배구조 문제도 국감장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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