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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에 칼 빼든 문체부 vs. 맞서겠다는 체육회

2024-10-10 13:58 |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대한체육회와 상급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첨예한 마찰이 점점 더 심각해져 가고 있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대해 칼을 빼들었는데, 대한체육회는 이에 정면 맞서는 분위기다.

문체부가 대한체육회에 지난 8일,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 절차 개선 거부 건에 대해 시정명령을 한 데 이어 10일, 임원의 임기 연장 심의 관련 불공정성 개선 거부 건에 대해 시정명령을 했다.

문체부는 지난 달 3일,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국민권익위원회의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관할권 상향 권고’ 이행을 요구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는 종목단체 및 지방체육단체 임원(회장 포함)이 비위를 저질렀을 때 해당 단체에서 징계를 심의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이들의 징계를 직접 관할해 체육단체의 ‘셀프 징계’를 개선하라는 것이다.
 
문체부의 권고에 대해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수용한 반면, 대한체육회는 지난 달 20일 ‘신중 검토’로 회신해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대한체육회가 내세운 수용 거부 사유가 타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정면 충돌 양상을 빚고 있다. 사진은 유인촌 문체부 장관(왼쪽)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기자, 연합뉴스



문체부가 사유가 타당하지 않다고 본 이유는 우선 대한체육회는 회원단체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이 필요하며 각급 단체 정관 개정이 필요한데 대한체육회가 회원단체에 대해 관리단체 지정(임원의 해임, 자격정지, 직접 관리 등), 회장의 인준(승인), 포괄적 지시권 등 광범위한 지도·감독 권한을 행사하고 있고, 회장 선거나 전국대회 관련 비위 사건은 현재도 직접 징계하고 있으면서 임원의 징계관할권에 대해서만 ‘회원단체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는 것은 모순된다는 것.

또 대한체육회는 회원단체가 불공정하게 징계하는 경우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직권으로 ‘재심의’를 하거나 회원단체에 ‘재심의 요구’를 할 수 있어 현재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020년 8월부터 현재까지 스포츠윤리센터가 징계를 요구한 대한체육회 회원단체 임원의 비위행위에 대해 해당 단체가 징계사유별 최소 양정기준(징계 수준)보다 낮게 징계한 경우가 있었으나, 대한체육회는 이러한 절차를 가동하지 않았다. 또한, ‘재심의’, ‘재심의 요구’는 회원단체에서 징계 관련 결정이 있을 때 이를 재검토할 수 있는 것인데, 징계사유가 있어도 방치하는 경우에는 재심의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지난 달 9일,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허용 심의를 맡고 있는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구성․운영의 불공정성 개선을 권고했다. 대한체육회장이 임기 연장을 위해 신청하는 경우 ‘본인이 임명한 위원에게 자신이 심의받는 일’이 발생하게 되므로, 현재의 심사 기준이 정관에 위반된다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같은 달 25일 불공정을 개선하지 않겠다는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체육계의 낡은 관행을 혁신하고 회원단체가 공정과 상식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책무가 있는 공공기관이다. 그러나 대한체육회가 불공정을 개선할 의사가 없다고 밝힘에 따라 문체부는 오는 18일까지 불공정 개선 이행계획을 제출하라고 시정명령을 했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주무 부처의 감독 권한을 따를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이 법률을 위반하는 것인 만큼 스포츠 공정성을 높이고, 체육계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대한체육회가 불공정 상태를 방치할 뿐만 아니라 조장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후속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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