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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 이재용, 사법리스크 속 경영 행보

2024-10-27 10:07 |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이 회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속에서 인공지능(AI)은 물론 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며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이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야 하는 때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법리스크는 걸림돌이라는 시각은 여전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31일 '2024년도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열리는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7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취임 2주년과 관련해 이 회장은 물론 삼성 차원에서도 별도 메시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삼성 측은 "공식 행사나 별도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회장 취임 당시에도 별도의 행사는 생략했을 만큼 실용을 중시하는 성품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이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삼성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 위기론이 거론되는 상황 속에서 정면 돌파할 수 있는 메시지를 이 회장이 내놓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시장 기대치 이하 실적)를 맞은 데다가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핵심인 메모리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AI반도체 주요 고객인 엔비디아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도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이 실적 발표 직후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해 준비하겠다"는 사과 성명을 직접 내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법리스크도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재판까지 감안하면 자그마치 8년째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2021년 4월부터 시작돼 107차례 열린 재판 중 96차례나 참석했다. 그 사이 삼성전자 반도체의 초격차 경쟁력이 빛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힘든 상황 속에서 이 회장은 묵묵히 정도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이건희 전 회장 4주기 추도식을 조용히 마쳤다. 이 회장은 추도식 후 예년처럼 계열사 사장단과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자리에서 별도로 공개된 경영메시지는 없었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생활가전사업부장을 직접 찾아 각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건 우리의 독자기술인가", "우리가 얼마나 앞서 있나" 등 가전제품 핵심 부품과 미래 기술을 꼼꼼히 살피기도 했다. 

국내외 광폭 경영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여름 열린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 직접 나서 갤럭시 마케팅에 주력하기도 했다. 파리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귀국길에 그는 "실적으로 보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삼성 제공



이 회장은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광학기업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반도체 분야 뿐만 아니다.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만나 차세대 통신분야 및 갤럭시 제품 판매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며 경제사절단으로서 역할도 톡톡히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체코 그리고 필리핀, 싱가포르 등을 다니며 한국을 알렸다.

이처럼 안팎으로 힘쓰고 있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사법리스크는 이 회장의 경영 행보의 발목을 잡는다는 진단이 나온다. 삼성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오너가 경영 일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법리스크 해소와 더불어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기,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강력한 컨트롤타워 부활 필요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위기론이 대두된 만큼 과거 컨트롤타워 역할을 책임져줄 조직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역시 "(이 회장이) 등기 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정기인사가 예정됐으며, 인사 발표 이후 전략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삼성전자 내부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내달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에 맞춰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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