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2029년까지 전국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중위권 수준인 13㎍/㎥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2021년 대비 27% 이상 낮은 수준이다. 겨울철 초미세먼지 전망치도 3개월 단위로 미리 제공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14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7조에 의한 제2차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5~2029)과 겨울철 및 봄철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2024년 12월~2025년 3월)에 대응하기 위한 제6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이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제1차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에 따라 산업·수송 등 핵심 배출원에 대한 집중적인 저감대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전국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16년 26㎍/㎥에서 지난해 18㎍/㎥로 줄었다.
정부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더욱 낮추기 위해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 민간위원과 관계 전문가, 산업계, 지자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향후 5년간 미세먼지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제2차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5~2029)을 수립했다.
이번 계획은 ▲국내 핵심배출원 감축 ▲생활주변 오염원 관리 ▲건강 보호 ▲과학적 정책 기반 ▲국제협력 등 5대 분야 총 83개 세부 과제로 구성됐다.
먼저 핵심 배출원에 대한 미세먼지-온실가스 동시감축으로 국내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감축한다.
노후 석탄발전소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폐지·전환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무탄소 연료 혼소발전(수소-LNG, 암모니아-석탄 등) 등 연료·원료 전환과정에서 대기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우리나라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82%를 차지하는 대기관리권역 내 사업장 배출허용총량을 관리권역별로 차등적으로 총량을 줄이는 등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다만, 총량제 외부 감축·차입제도 도입 등 다양한 업계 부담 완화 방안도 병행한다. 2023년 대비 2029년까지 배출허용총량을 30% 이상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무인기(드론)와 이동측정차량 등 첨단장비를 활용한 감시체계를 빅데이터 기반 AI 분석 체계로 고도화해 불법배출 의심사업장 감시를 효율화한다.
농·축산 부문은 가축분뇨 정화 처리와 에너지화 비중을 확대해 암모니아 배출량을 줄인다. 민관 합동 영농폐기물 집중 수거기간(2~4월, 11~12월)을 운영해 영농폐기물의 적정 처리를 유도한다.
수송 부문은 안전하고 성능 좋은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차 보급을 확대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 등 친환경 선박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2030년까지 LNG·수소 등 친환경 선박 528척 전환이 목표다.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등도 지속 추진한다.
또한 2026년 시행되는 EU 차기 자동차 환경규제 기준 EURO7 내 비배기계(브레이크) 마모입자 규제가 추가되는 등 국제적 추세에 따라 타이어·브레이크 마모 먼지 등 자동차 비배기계 오염물질에 대한 관리 기반을 마련한다.
주택가에 위치한 산업·공업단지 또는 사업장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장 방지시설에 대한 기술진단과 시설 개선,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2029년까지 총 12개 산단지역, 1200개 사업장 지원이 목표다.
일 평균 이용객이 많은 지하역사는 역사별 특성을 고려해 각 역사에 적합한 공기정화설비 설치를 지원하고, 집진차량 등 신기술을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첨단감시장비 활용 측정·예보를 고도화하고, 지역 맞춤형 미세먼지 대응을 지원한다.
또 국제기구와 아시아 전역 대기 개선 협력을 확대하고, ODA 연계 등을 통한 대기산업 해외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제6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통해 초미세먼지와 그 생성물질을 약 11만2000톤 감축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2.8% 더 감소한 수치다.
안세창 기후탄소정책실장은 "목표치인 13㎍/㎥은 전체적인 오염 배출량 전망을 토대로 모델링한 결과"라며 "그간 오염물질을 일률적으로 감축하는 방식으로 대책을 세웠는데, 이번에는 지역 여건을 고려해 감축한다는 부분이 강조돼 1차 때보다는 더 발전적인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을 앞두고 겨울철과 봄철 초미세먼지 농도 계절 전망을 27일부터 3개월 단위로 미리 제공할 예정이다.
계절 전망은 평년(최근 9년)과 전년 대비 전국 '평균 농도' 및 '나쁨(35 ㎍/㎥ 초과) 이상 일수'에 대한 3분위별 발생확률을 제공한다.
올 겨울(2024년 12월~2025년 2월)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0% 확률로 전년 대비 높고, 평년 대비로는 유사하거나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쁨 이상 일수는 각각 40% 확률로 전년 대비 유사하거나 많겠고 평년 대비로는 유사하거나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상청에서 지난 22일 발표한 3개월 전망(2024년 12월~2025년 2월)에 따르면 북서태평양, 인도양과 대서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티베트의 적은 눈덮임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고기압성 순환을 자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기 정체로 인한 국내 오염물질 축적과 국외 미세먼지 유입 가능성이 커져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12월과 1월 라니냐 발생 및 북극해 해빙 감소 영향으로 차고 건조한 북풍류의 발생도 예상된다. 이에 청정기류 유입 영향 시기에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낮아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겨울철 전망 결과는 에어코리아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