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붓을 강제로 내려 놓았다. 언론계에서 퇴출될 운명을 맞았다.
조선일보는 29일 송주필을 보직해임했다. 파면이나 업무정지는 아니어서 솜방망이 제재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준다.
조선일보는 30일 1면 2단으로 송주필의 보직해임 사실을 간단히 보도했다. 1등언론 조선일보의 상징적인 인물의 부패한 행태에 대한 반성이나 자정선언등은 보이지 않았다. "뭐 그런 정도 대접을 받은 것 갖고 그러냐"는 식의 오만한 언론권력의 모습으로 보인다.
송은 부패언론인, 구악기자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김진태 새누리당의원이 두차례에 걸쳐 폭로한 그의 호화남유럽여행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일반인이나 대다수 기자들의 상상을 넘어선 초특급대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는 2009년 9월 8박9일간의 유럽을 여행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그는 부랴부랴 국가부도사태를 맞은 그리스를 취재하러 갔다고 구차한 변명을 했다. 동행한 인사들은 남상태 전대우조선사장과 홍보대행을 맡은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대표였다. 대우조선 경영진외에 민간인으로선 송주필과 박수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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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초호화유럽여행을 벌인 것이 드러나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부패언론인의 민낮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언론계의 청렴성 제고와 자정노력이 절실하다. 김진태 의원이 29일 송주필의 호화외유실상을 폭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남상태가 송주필을 극진하게 대접하기위한 여행서비스였다. 박수환과 송주필을 통해 자신의 목줄을 쥐고 있는 산업은행 민유성 행장에게 로비의 연줄을 확보하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는 연임에 성공한다.
김의원은 송주필과 박수환, 남상태등의 유럽여행경비가 총 2억원에 달했다고 했다. 여행일정은 그리스 취재명분과는 전현 딴판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베니스 로마 나폴리 소렌토 등을 경유했다. 영국 런던도 들렀다. 대부분 외유성 일정으로 보인다.
충격적인 것은 왕복 항공권 1등석을 제공받고, 초호화요트를 타고 유람을 했다는 점이다. 1등석 항공권은 무려 1250만원이나 됐다. 기자들은 보통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 기업등이 해외행사에 초청하는 예외적 경우에도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기도 한다. 언론인이 공식 출장에서 1등석을 이용하는 통상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이것은 뇌물접대 수준이다.
호화요트를 탄 것도 심각한 모럴해저드다. 나폴리에서 카프리를 거쳐 소렌토를 운항하는 데 무려 3,340만원이나 됐다. 그가 이용한 요트내부는 호화 그자체다. 사회의 목탁이요, 낮은데로 임해야 할 중견언론인이 책무를 망각했다.
그는 1997년 자신이 경제과학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엔 외유성 출장을 금지시켰다. 후배기자들의 외유성 출장은 금지시켜놓고, 정작 자신은 초호화여행을 즐겼다.
런던의 프라이빗 골프장에서 라운딩도 했다. 그리스 국가부도 취재를 한다는 명분은 어디로 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체류한 호텔도 중세 유럽왕들이 거주하는 궁전을 방불케 한다.
대우조선이 준비한 일정표에 송주필과 박수환에 대해 VVIP라고 표기했다. 초청한 언론인에 대해 뭐가 그리 대단하고 VIP를 넘어 VVIP라고 했는지 의아스럽다. 대통령이나 수상, 재벌총수정도에게나 해당할만한 예우였다. 남상태가 아무리 연임로비에 목숨을 걸었다고 해도 이것은 정도를 벗어났다. 일개 불법로비스트이자 홍보대행업자인 박수환까지 VVIP라며 융숭한 대접을 한 것은 기가 막히게 한다.
송주필과 박수환 남상태간의 부도덕한 유착이 아니고서 있을 수 없는 행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들의 호화 유람은 국민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 언론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더욱 부채질한다. 언론은 권력과 지도층의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견제, 비판하는 것을 고유 책무로 한다.
김영란법에 왜 언론인이 포함돼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실질적인 사례다. 이런 상상을 초월한 구악언론인들이 있기에 언론인 전체가 도매금으로 욕을 먹는다. 대다 수기자들은 성실하게 취재하고, 검소한 생활을 한다.
언론환경 악화와 다매체 경쟁시대를 맞아 언론인과 기자들이 점점 '위험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상당수 언론사들은 매출확대를 위해 편집국간부와 기자들이 광고협찬전선에 직접 나선다. 악질적인 기사를 써놓고 기업홍보실과 광고협찬 흥정을 벌이는 일도 다반사다.
송주필 같은 거대 부패언론인은 극소수다. 영향력이 큰 언론사 기자와 데스크 간부들일수록 부패와 구악에 물들 개연성이 높다. 마이너 언론사 기자에 비해 자신들만 1등대접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많은 탓이다.
언론인들은 김영란법에 언론인이 포함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칼럼을 써댔다. 국민들은 그런 언론인들에 대해 사정없이 뭇매를 들었다. 해당글이나 칼럼댓글란을 보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하는 것이 많다. 언론인에 대한 이미지와 사회적 평판은 매우 낮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 28일 김영란법에 언론인이 포함된 것에 대한 언론단체의 위헌소송을 기각했다. 헌재는 국가권력에 의해 청탁금지법이 남용되면 언론자유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소지는 있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취재관행과 접대문화 개선, 의식개혁이 뒤따라가지 못한데 따른 과도기적 우려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인에겐 청렴성과 불가매수성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언론인이 청렴해야 사실을 보도할 수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부문의 권력과 세력을 견제할 수 있다. 사회통합에도 효율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송주필같은 부패언론인이 근절되지 않기에 김영란법에 언론인이 포함되는 것이다. 언론인을 공직자에 포함시켜야 한다. 언론인이 부정청탁하는 것은 개혁돼야 한다. 정당한 이유없이 호화향응과 금품을 받는 것도 근절돼야 한다.
송주필일행의 2억원대 호화외유는 부도덕하고 부패한 언론인을 퇴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언론계가 보다 청렴하고, 도덕적인 재무장을 할 수 있는 자정선언이 나와야 한다. 조선일보같은 메이저언론일수록 책무가 더욱 크다.
‘송희영게이트’는 언론계에 큰 숙제를 던졌다. 거대 언론사일수록 부패기득권에 물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송주필의 구악행태는 언론윤리를 다시금 되새겨보게 한다. 언론인들의 부조리한 관행은 청산돼야 한다.
더 이상의 모럴해저드가 일어나지 않도록 언론사와 언론인 모두가 반성하고, 노력해야 한다. 청렴의식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해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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