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글로벌 경기 불황에 일부 대기업은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국내 재계 총수들은 올해 설 연휴에 대부분 자택에서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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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설 연휴 동안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문제와 지배구조 개편 방안 등 그룹 현안 등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
안으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과 밖으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국내 주요기업의 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켜진데다 새로운 먹을거리도 찾아야 하는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팀이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삼성그룹은 아직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비상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을 다시 불러 보강 조사한 뒤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그룹 수뇌부에 대한 기소 방침을 밝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신병 상태가 구속이냐 불구속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가 줄줄이 재판에 넘겨질 수도 있어 적어도 재판이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이재용 회장의 부친이자 삼성그룹의 총수인 이건희 회장은 장기 입원 중인만큼 이번 설 명절도 병원에서 맞을 예정이다. 경영 계승자인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명절 기간 한남동 자택에서 추가 사업재편 등의 경영계획을 다듬는 한편 이건희 회장을 병문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설 연휴 동안 그동안 제기됐던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문제와 지배구조 개편 방안 등 그룹 현안 등을 챙기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곧 출시될 갤럭시S8와 전장사업을 위해 인수한 하만의 작업 구상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에 주로 자택에 머물며 올해 경영 구상에 몰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은 1월 1일 양력 설을 쇠는 관계로 집안 모임 대신 급변하는 경영 환경의 대처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은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 뿐만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 어려움이 예상되는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라 미국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변수가 커지고 있어 올해 전 세계 목표 508만대 달성을 이룰 수 있도록 점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81조원 투자를 밝힌 바 있어 올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신성장 동력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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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총수 대부분은 올해 설 연휴를 맞아 자택에서 쉬면서 상반기 사업 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미디어펜 자료사진 |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설 연휴에 국내에서 그룹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SK 계열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만큼 향후 타개책과 더불어 올해 투자 계획을 점검할 방침이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는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을 선정한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설 연휴 동안 이를 구체화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신정을 쇠는 관계로 이번 설에는 별도 일정 없이 한남동 자택에서 경영 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회장은 그동안 경영진에 장기 저성장 시대를 대비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달라고 주문한 만큼, 연휴 기간 이런 목표를 달성할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변화와 혁신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무 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주력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등 신성장사업을 집중 육성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뜻을 강조해왔다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별다른 외부일정 없이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만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대비한 사업 구상을 해야 하는 관계로 연휴를 한가롭게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차례를 지낸 뒤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며 경영구상에 전념할 예정이다. GS그룹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GS칼텍스의 상반기 실적 향상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안 모색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건강악화로 대외활동에 어려워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명절 기간 가회동 자택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권오준 포스코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도 가족과 함께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올해 경영 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어렵다고 했지만 올해는 더욱 기업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졌다"면서 "최근 들어 국내외 변수들이 돌출하고 있어 재계 총수들이 설 연휴에도 올해 경영 목표를 다듬고 현안을 더욱 세밀하게 점검하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