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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C녹십자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생산 모습./사진=GC녹십자 제공 |
[미디어펜=김견희 기자]해외 주요 국가에 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이 다소 늦어지는 가운데 백신보다 치료제가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정부 여당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도입은 내년 1월 하순 이전, 백신 접종은 3월 이전에 시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치료제 상용화와 백신 접종의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셀트리온과 GC녹십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제약사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 셀트리온과 GC녹십자이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항체치료제 'CT-P59'의 임상 2상에 대한 중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임상 2상 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오는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사용승인 신청을 낸다는 계획이다. 조건부 사용 승인이란 생명을 위협하는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의약품 시판을 허가하는 제도다.
정부 여당의 계획대로 내년 1월 치료제의 사용승인이 나려면 적어도 다음주에는 셀트리온이 계획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식약처가 감염병 대응 방안에 따라 운영 중인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더라도 40일 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청 날짜가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내 신청하겠다는 일정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도 혈장치료제 'GC5131A'의 연내 임상 2상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GC녹십자 는 현재 중앙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12개 병원에서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GC녹십자 역시 임상 2상의 중간결과가 나오는대로 조건부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임상과 별개로 GC5131A는 총 21건의 치료목적 사용승인도 받았다. 이는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을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응급 환자에 쓸 수 있도록 식약처가 승인하는 제도다. 최근엔 코로나19의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남성이 GC5131A를 투여받은 후 완치된 사례도 있었다.
두 기업 이외에 '약물 재창출'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제약사들도 있다. 대웅제약은 만성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을 타미플루와 같은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임상 피험자 90명을 모두 확보하고 연구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분석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분석 결과를 확보하고 내년 1월 조건부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종근당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나파모스타트)'의 임상 2상을 연내 마치고 내년 1월 국내에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파벨탄도 호이스타정과 같은 계열의 약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부광약품 , 신풍제약 , 동화약품 등도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는 이미 상용화됐다.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LY-CoV55', 'REGN-COV2'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고 의료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현지 확진자 수에 비해 공급 물량이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600만명이 훌쩍 넘는다.
코로나19 치료제가 백신보다 먼저 상용화되더라도 감염 확산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까지 개발된 코로나19 치료제가 경증 환자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선 백신과 병행하는 것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치료제나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직후 초기 증상에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라 완벽한 치료제로 보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치료제를 먼저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유행이 끝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배포되기 이전까지 개인 위생을 준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실천하는 것만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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