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다른 양측 협상팀, 진정성에 의문…'디테일에 함정' 여론조사 문구까지 최종 합의해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진행 상황이 심상치 않다.

서로 '통 큰 양보'의 모양새를 갖추기 급급하지만 속내는 오리무중이다. 향후 대선 승리의 발판이 될 서울시장 단일화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지난 19일 양 후보가 각각 양보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양측 협상팀은 결 다른 태도를 보여 단일화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에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관건은 서로에게 유불리가 다르게 적용되는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 여부다. '디테일에 함정이 있다'는 말과 같이 설문조사 문항 문구 하나까지 최종 합의해야 한다.

두번째 관건은 고비마다 판 흔들기에 나선 안철수 후보의 협상전술, 단일화에 개의치 않는 '벼랑 끝 전술'로 임하는 국민의힘이 맞부딛히고 있다는 점이다.

   
▲ (사진 왼쪽부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진=각 정당 제공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은 25일부터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19일 밤 직접 만나 25일 전에 단일화를 끝내자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여론조사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 단일화 실무협상팀이 만나 정리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까지 가세한 서울시장 판세는 불투명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가 의뢰하고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유권자들 사이에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27%, 국민의힘 29%, 정의당·국민의당·열린민주당 각 4%로 나타났다. 지지정당 없다는 무당층은 28%에 달했다.

범여권인 민주당·정의당·열린민주당을 합하면 35%로, 범야권 국민의힘·국민의당 33%보다 2%p 많다. 표본오차를 감안하면 완전히 백중세다. 어느 쪽으로 표심이 쏠릴지 예단하기 힘들다.

다만 서울 유권자들은 이번 조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38%, 국정운영 심판을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50%로 갈렸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들과 함께 종합 분석하면, 야권 단일화를 해야 여당에 대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게 서울시장 선거 판세다.

오 후보와 안 후보 양측 협상단이 물밑에서 어디까지 기 싸움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입장이 뒤바뀐 채 원점 상태에서 재협상에 돌입하는 거라 막판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야권 주자에 한 표를 던지려는 유권자들의 인내심이 극에 달하고 있다.

* 조사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성·연령·지역별 층화 확률추출을 통해 표본을 추출했고, 성·연령·지역으로 층화된 가상번호(3개 통신사에서 제공된 휴대전화 가상안심번호) 내 무작위추출을 통해 피조사자를 선정했다. 가중치는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했다. 올해 2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이다. 응답률은 35.9%,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