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A등급 받은 기업 9곳에 불과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선택이 아닌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 보령제약 ESG 교육 콘텐츠./사진=보령제약 제공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들어 사장 직속 팀인 ESG경영실을 신설했다. 임시로 운영해오던 ESG TF(태스크포스)를 조직개편을 거쳐 발족하고 ESG 경영 강화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내달부터 지속경영가능 보고서를 발급하고 이를 통해 ESG 경영 전략과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부문별 ESG 위원회 실무조직을 마련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오흥주 대표이사가 총괄하는 ESG TF를 운영해왔다. 회사는 ESG 위원회와 상설 실무조직을 구성하고 향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또 이를 통해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공개 등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ESG 경영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보령은 지난해 5월 ESG 전담 파트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이를 ESG팀으로 승격시켜 ESG 경영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한창이다. 지난해 회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사고를 배양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ESG 교육 콘텐츠를 자체 개발해 전 임직원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올해 역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함께 관련 교육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JW그룹은 ESG 경영의 전사 확산을 위한 임직원 실천 프로젝트인 'JW 그린 캠페인'을 진행한다. 친환경 캠페인으로, 우선 일회용품 퇴출과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등으로 각각 펼쳐진다.

이에 따라 JW홀딩스, JW중외제약, JW신약, JW생명과학은 개인 텀블러를 지참하고 서울 서초동 본사(JW타워)와 JW당진생산단지에 있는 카페를 방문하는 임직원에게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 탄소중립에도 동참한다.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에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JW타워 차 없는 날'을 시행하기로 했다. 

광동제약은 올해 업계 최초로 박상영 부사장을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로 선임하고 환경 분야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CSEO는 기업의 안전환경 정책을 수립하고 점검과 관리까지 총괄하는 자리다. 회사는 이를 통해 안전보건 관리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각 기업들이 ESG 경영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기업의 투명성을 평가하는 지표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필수 요소로 꼽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화학물질이나 생물학 제제를 다루면서 오너 중심 경영을 이어가고 있어 타산업군 대비 ESG 등급이 높지 못한 게 현실이다. 

실제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제약·바이오 기업은 일동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 에스티팜, 종근당, 한독으로 모두 9곳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1200여개의 제약·바이오 기업 중 0.75%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ESG는 투자자나 고객사 입장에서 기업이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지표"라며 "앞으로는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ESG 경영이란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가치와는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경영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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