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편의점 사업 뚝심…10년 만에 성과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이란 별명이 붙었던 만성 적자 편의점 이마트24가 해외진출까지 성공하며 성장세를 탔다. 오너이자 78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정용진 부회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이마트24 싱가포르 개점을 축하하며 힘을 실었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12월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편의점 이마트24의 싱가포르 진출을 기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사진에는 이마트24 싱가포르 매장에 줄을 서 방문한 현지 소비자들의 모습이 담겼다./사진=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은 지난 25일 오후 11시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마트24 싱가포르 출점을 기념하는 짧은 영상 스토리와 게시물을 각각 게재했다. 현지 사진과 함께 작성한 문구는 ‘싱가폴 #이마트24 1호점 2호점 오픈’ 단 한 줄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남다르다. 

이마트24 싱가포르 주롱포인트점(1호점)과 넥스몰점(2호점)은 우리나라 편의점이 싱가포르에 진출한 최초 사례다. 또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5838억 원, 영업이익 9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에는 국내에서 손익분기점(BEP)으로 삼은 점포 수 6000개를 돌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무난히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이 2013년 말 소규모 프랜차이즈 위드미를 인수하고, 2014년 공식 사업부를 출범해 10년 만에 편의점 사업에서 내는 첫 영업이익 흑자다. 이마트24는 신세계그룹 편입 후에도 편의점 운영사들의 단체인 편의점산업협회 가입을 하지 못하는 등 ‘설움’을 겪기도 했기 때문에 흑자전환의 감격이 더 크다. 

이번 싱가포르 진출 등으로 해외 로열티 수입이 더해지면서 이마트24 성장세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이마트24 싱가포르 1호점 내부 전경.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형 식품을 파는 RTE 푸드(Ready-To-Eat, 별도의 조리과정 없이 바로 섭취할 수 있는 간편식)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인 United Frontiers Holdings와 손잡고 이마트24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올해 말 30개점까지 점포를 확대한다.

싱가포르에서는 F&B 전문 페이숑을 비롯한 여러 투자자들의 합작 법인이자 싱가포르 현지 기업인 ‘Emart24 Singapore Pte. Ltd.’와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Emart24 Singapore Pte. Ltd.는 싱가포르에서 편의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매장을 늘린다. 이마트24는 ‘이마트24 싱가포르’에 브랜드 사용권과 시스템 전수 등 노하우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게 된다.

이마트24 싱가포르는 오는 2023년 말까지 10개점, 5년 안에 300개점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5위이자 아세안국가 중 1위로 소비여력이 충분하고, 인구 당 편의점 수는 8500명 당 1개 수준으로 편의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평가 받는다. 이마트나 다른 우리나라 편의점이 진출하지 않은 국가라 현지 교민들도 이마트24 진출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교두보로 삼아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이마트24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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