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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롯데' 이끈 신동빈 숨가쁜 1년…'너무도 큰 아쉬움'

2016-06-16 11:41 | 신진주 기자 | newpearl09@mediapen.com
[미디어펜=신진주 기자]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그룹의 민낯이 공개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납품·하도급 업체에 대한 '갑질 횡포', 일본기업이라는 오인, 복잡한 순환출자에 따른 지배구조 문제 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과감한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개혁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신동빈 회장. 사진=연합



하지만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개혁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팔을 걷었던 신동빈 회장의 얼굴엔 근심에 가득 찼다.  

신동빈 회장은 작년 8월 대국민 사과와, 국감을 통해 과감한 혁신으로 '뉴 롯데'의 탄생을 예고했다. ▲기업공개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확보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 ▲청년채용, 사회공헌, 창조경제실현 등 국가경제와 사회적 책임 등 크게 3가지 개혁과제를 약속하면서 말이다.

롯데 개혁의 핵심은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롯데호텔의 증시 상장이다. 롯데호텔을 기업공개(IPO)하면 자연스럽게 일본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낮출 수 있다. 

또 일각에 제기된 국부유출 논란을 잠식시킬 수 있고, 롯데를 둘러싼 국적 논란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가장 많이 신경을 써 왔다.

신동빈 회장에게 롯데호텔의 상장의 의미는 남다르다. "상장하는 것은 회사를 파는 것"이라고 반대해 온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다른 모습으로 시대에 맞는 경영자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도 있었다.
 
신 회장은 투명경영을 내세우며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추구했고, 호텔롯데 외에도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등 주요 계열사의 상장도 추진하기로 했다.

상장 이전 단계에서도 기업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자산 3000억원 이상의 모든 계열사에 사외이사를 두기로 했다.

총수가 개혁의지를 가지고 나선 탓에 롯데 개혁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으로 롯데그룹은 계열사간 순환출자고리의 80% 이상을 끊었다.

롯데 개혁의 핵심은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롯데호텔의 증시 상장이다. 롯데호텔을 기업공개(IPO)하면 자연스럽게 일본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낮출 수 있다. /롯데호텔 자료사진. 미디어펜



롯데는 지난해 10월 27일 8월 말 이후 약 두 달 동안 기존 416개의 순환출자고리 중 약 84%(349개)를 해소했다고 발표했다.

신 회장이 사재를 털어 롯데제과 주식 1만9000주를 사들임으로써 순환출자 고리 34%(140개)를 한꺼번에 끊었다. 이어 호텔롯데가 롯데쇼핑 등 3개 계열사 보유주식을 매입해 209개(50.2%) 고리를 추가로 없앴다.

이 외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신 회장은 장학·복지재단 활동 및 여성·장애인 등 소외계층 지원, 사회적 인프라 구축 등에 약 1300억 원의 사회공헌 비용을 집행했다. 

롯데문화재단 설립, 롯데 엑셀러레이터 설립, 청년희망펀드 지원 등에 신동빈 회장은 약 27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 개혁의 가장 중요한 롯데호텔의 상장이 검찰 수사가 시작되며 무기한 연기됐다. 호텔롯데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다른 계열사 상장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확보 등 각종 개혁 과제에도 줄줄이 악영향을 미친다.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를 연말까지 상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 수사 상황 등을 고려하면 상장 시점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이 이뤄진 뒤에 수사가 진행됐다면 현재 나오고 있는 많은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그룹 안팎에선 이번 검찰 수사로 롯데의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신동빈 회장이 과거의 롯데를 청산할 기회를 빼앗긴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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