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현대백화점이 명품 브랜드 확보 등 구체적인 매장 전략을 내놨다. 최근 인근 관광자원 개발 청사진을 제시한 데 이어 특허권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법인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하 현대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을 리모델링해 특허면적 1만4005㎡(4244평) 규모의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세부 계획을 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 당시 계획했던 면적(2개층, 1만2000㎡)보다 약 17% 가량 늘어난 규모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요우커 등 다국적 관광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매장의 대형화와 상품군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매장 규모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백화점에 들어서는 만큼 일반 건물보다 층고가 높고 고객 동선을 기존 면세점 보다 1.5배 이상 넓게 확대해 쾌적한 쇼핑 환경을 갖췄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와 VIP 라운지, 정보화기술(IT)을 접목한 가상현실(VR) 피팅룸과 VR 메이크업 체험존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1만901㎡에 달하는 매장면적의 40% 이상을 국산품 매장(4482㎡)으로 구성해 국내 브랜드의 판로 확대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K-뷰티(Beauty)’, ‘K-패션(Fashion)’, ‘K-푸드(Food)’, ‘K-한류 콘텐츠(Experience)’ 등 4가지 테마의 ‘한류 체험 공간’을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류 문화·쇼핑을 접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면세점은 또 국내 주요 면세점에 ‘루이비통(LOUIS VUITTON)’, ‘디오르(Dior)’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공급하는 부루벨코리아와 ‘특허 취득 조건부 입점협약’을 체결했다.
특허 취득 조건부 입점협약은 현대면세점이 특허를 획득할 경우, 루이비통 등 부루벨코리아가 취급하고 있는 면세점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입점을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부루벨코리아는 프랑스 부루벨그룹의 한국 지사로 1960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루이비통, 디오르 외에도 펜디(FENDI), 쇼메(CHAUMET) 등 글로벌 브랜드 40여개를 국내 면세점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지난해부터 부루벨코리아와의 상호 협력을 추진해 왔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조건부 입점협약 체결은 향후 코엑스 일대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아시아 최대 랜드마크’이자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위상에 걸맞은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만들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부루벨코리아 측도 “현대면세점은 기존 면세점과 차별화된 고품격 프리미엄 면세점으로서 면세점산업의 질적 향상을 이끄는 등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현대면세점이 특허를 획득할 경우 루이비통 등 취급 브랜드의 입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향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본사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면세점은 부루벨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를 포함해 총 47개 브랜드에 대한 입점을 확약받았으며 이와 별도로 불가리(BVLGARI), 토즈(Tod's) 등 188개 국내외 명품·잡화 브랜드에 대한 입점의향서(LOI)도 체결했다.
이와 함께 럭셔리 브랜드의 비즈니스 교육과 트레이닝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 ‘LBI(Luxury Business Institute)’와 협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LBI는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루이비통, 디오르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직원 교육을 전담하는 교육기관이다.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는 “30년 넘게 국내 최고급 백화점을 운영한 유통 전문 그룹으로서의 역량과 시너지를 결합해 고품격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구현할 것”이라며 “명품뿐 아니라 대한민국 상품과 다양한 콘텐츠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는 매장을 통해 국내 브랜드의 판매 활성화는 물론, 한류 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면세점은 면세점 보세화물의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시스템 전반에 있어서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면세점 통합 IT시스템업체인 도시바와 MOU(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보안시설과 인력(ADT캡스), 보세화물관리(세광HR) 관련 전문 업체들과 잇따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최근엔 한국도심공항(CALT)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에 보세물류창고(9917㎡)도 확보했다.
앞서 현대면세점은 지난 9월말 중국 현지 상위권 17개 여행사와 MOU를 맺고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200만명을 확보했다고 밝히고, 강남구청 등과 협업을 통해 면세점 후보지인 삼성동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