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AI 스피커에 경쟁력으로 꼽히는 음성 결제 시스템이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AI 스피커를 판매하고 있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를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업체는 AI 스피커에 음성 주문·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각 사는 유통 및 금융사와 협업하며 제휴처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화자 인식 기반의 AI 결제 시스템을 준비하는 곳도 있다.
SK텔레콤은 AI 스피커 '누구'에 음성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11번과·도미노·BBQ 등과 연계하고 KEB하나은행과 계좌이체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용자가 앱을 통해 쇼핑 정보를 등록하면 AI 스피커에서 명령어로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문내역은 문자로 발송되며 잘못 주문한 경우 문자를 통해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자 인식 기술도 개발 중이다.
KT는 AI 스피커 '기가지니'에 국내 최초 AI 스피커 기반 원거리 목소리 생체인증(FIDO) 기술을 준비 중이다. 이용자의 목소리를 식별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보안성이 높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국제 생체인증 표준 FIDO(Fast Identity Onlie) 방식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KT 관계자는 "금감원 승인 시기 등에 맞춰 FIDO 기술을 9월 상용화 할 것"이라며 "현재 금융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롯데닷컴, 우리은행, 이베이 등과 제휴를 맺었다. 향후 제휴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손잡고 출시한 AI 스피커를 통해 LG생활건강, GS리테일의 다양한 품목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IPTV와 연동한 자사의 AI 스피커 '클로바 프렌즈 플러스'도 출시했다. 결제 명령어는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사자성어 등으로 변경할 수 있다.
클로바 프렌즈 미니 제품 사진./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지난 5월 AI 스피커 '클로바 프렌즈'와 '클로바 프렌즈 미니'에 음성 주문 서비스를 탑재했다. 클로바 앱에서 음성 주문 약관에 동의하고 결제수단과 배송지 등 정보를 입력해놓으면 "결제해줘"라는 명령어를 통해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앱과 연동해 쇼핑 목록을 받아볼 수 있게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는 9개 쇼핑 품목을 시범 단계로 제공하고 있다"며 "향후 품목은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자 인식 기술은 개발하고 있지만 서비스를 적용하기까지는 다양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주문하기 기능을 탑재했다. AI 스피커로 주문하면 카카오톡으로 주문하는 상품 리스트가 발송된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AI스피커가 많은 양의 주문 리스트를 말해줄 수 없기 때문에 이용자가 카카오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결제는 카카오톡을 통해 이뤄진다. 화자인식 기술은 3분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화자인식 기술을 적용한 음성 결제 서비스는 고려하고 있지만, 이용자의 사용 방식 등을 먼저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경일 흥국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중 AI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AI 스피커 자체에 결제 기능이 탑재돼 모바일 앱 등에서 따로 결제해야 하는 절차를 줄였다. 이 연구원은 "AI 스피커에 쇼핑에 허들이 되고 있는 결제 환경을 구축한다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